요즘 ''잘 나가는'' 왼손잡이 골퍼 중 한 사람인 그레그 챌머스(호주)가 말 한마디 잘못해 9만5천달러(약 1억2천만원)를 날려보냈다.

미PGA투어 캠퍼오픈 1라운드가 열린 지난 25일 미국 메릴랜드주 포토맥의 애비널TPC코스.

챌머스와 라운드한 동반플레이어의 캐디들이 짓궂었다.

선수들이 클럽을 뽑으면 그 번호를 알려고 기웃기웃했던 것.

캐디들의 행동이 눈에 거슬렸던 챌머스.

한 파3홀에서 티샷이 마음먹은 대로 안되자 화를 참지 못했다.

자신이 무엇을 집는지 엿보던 상대선수의 캐디에게 "그래 6번아이언으로 쳤다.어쩔래.저리 꺼져라"고 말했던 것.

챌머스는 당시엔 그것이 ''자기 캐디를 제외한 어느 누구에게도 어드바이스를 해서는 안된다''는 골프규칙(8조1항)을 위반한 것인 줄도 모르고 스코어카드를 제출했다.

그러나 곰곰 생각해보니 찜찜한 구석이 있었다.

양심상 4라운드가 중단된 일요일 오후 경기위원에게 그 사실을 고백했다.

경기위원은 챌머스에게 2벌타를 부과했고,그것을 스코어카드에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격이라고 통보했다.

챌머스는 당시 한 홀을 남기고 경기를 중단한 상태였는데 마지막홀에서 그가 파만 했더라도 공동9위(상금 9만5천달러)로 경기를 마칠 수 있었다.

첫날 ''6번아이언으로 쳤다''는 말만 안 했어도….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