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저점 경신을 거듭하면서 1,280원대까지 내려서는 등 개장가에 비해 10원 가량 내려선 수준에서 거닐고 있다.

장중 낙폭이 컸다는 인식으로 다시 1,290원대를 회복했지만 하락압력은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

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달러/엔 하락이 가속화되고 네고물량 유입이 더해진데다 대우차 매각 소식의 ''3박자''에 맞춰 환율하락 분위기가 영글었다.

환율은 오후 3시 31분 현재 전날보다 2.50원 낮은 1,291.50원을 기록중이다.

달러/엔 환율은 121엔 아래로 밀고 내려선 이래 일본 수출업체의 엔화 매수가 적극 이뤄지면서 120.60엔대로 가라앉았다. 달러/원 하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

오전중 결제에 다소 밀리는 양상을 보였던 네고물량은 오후 들어 적극적으로 모습을 나타내면서 월말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또 GM의 대우차 인수제안서 제출 등 답보상태였던 국내 구조조정이 가닥을 잡아간다는 심리가 강해지면서 환율은 자연스럽게 아래로 향하고 있다.

정유사를 중심으로 한 저가인식 결제수요가 있지만 네고물량에 비해 힘이 딸리고 있다. 역외세력도 달러/엔 하락에 맞춰 매도에 나섰다.

국내 증시에서 이틀 내리 순매도를 기록했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564억원의 매수우위를, 코스닥시장에서 55억원의 매도우위를 보이며 자세를 바꿨다.

국내 증시도 이날 들뜬 모습을 보이며 종합지수가 연중최고점을 경신하는 등 전날보다 13.58포인트, 2.20% 오른 632.05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전 연중최고치는 지난 1월 22일의 627.45였다. 심리적으로 환율하락을 도운 요인.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GM의 인수제안차 제출로 대우차 처리문제가 가닥이 잡혀간다는 인식이 국내 경제에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며 "시장도 달러매수초과(롱)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아래쪽으로 1,288원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고 전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대우차, 엔 강세, 월말 네고 등과 함께 은행권의 롱처분 물량도 함께 가미돼 일방적으로 하락했다"며 "장중 10원이상 빠져 추가하락은 좀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엔이 다시 약해지면 소폭 올라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분위기가 일시적으로 바뀌었지만 달러/엔을 아직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추세를 논하기엔 이르다"고 덧붙였다.

오전 마감보다 0.30원 더한 1,294.3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개장 직후 한동안 위아래 40원내의 보합권 수준에서 좌우왕복하면서 갈피를 잡지 못했다.

이후 환율은 달러/엔 하락과 주가상승폭이 커짐을 계기로 1,291.40원까지 내려선 뒤 소폭 되올라 1,292원대를 가로질렀으나 이내 저점테스트에 거듭 나서 1,289.10원까지 미끄러졌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