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유통시장은 최근 두가지 흐름이 큰 줄기를 이루고 있다.

하나는 대중 상대의 중저가품 소매시장에 격변이 일어나고 있는 것.

할인점과 슈퍼마켓 커피전문점 등을 무대로 다국적 유통업체간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명품·백화점 등 고가품 시장이 변화의 무풍지대에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또 하나는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쇼핑의 보편화.

디지털 시대에 걸맞게 유럽 주부들은 사이버공간에서 장보기를 마치고 여가를 유용하게 쓰고 있다.

영국과 대륙에 불고 있는 외풍의 중심에는 세계 1위의 거대 유통업체 월마트가 버티고 있다.

미국 아칸소주의 시골마을 벤튼빌 태생의 월마트는 3년전 영국 유통업체 아스다(ASDA)의 3백여개 점포를 인수,단숨에 영국내 3위로 뛰어올랐다.

이 무렵 2위 업체인 테스코(TESCO)는 선두업체 세인즈베리(SAINSBURY''S)를 추월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안착하지 못한 동구에서도 유럽과 미국 유통업체간 각축전이 치열하다.

헝가리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등 동구 4개국에서는 영국의 테스코가 선두를 유지하는 가운데 프랑스 까르푸가 그 뒤를 쫓고 있다.

체코 프라하 레뜨냐니 지역에 있는 테스코 점포의 교육담당 직원 블랑카(26)양은 "영국계 테스코와 프랑스계 까르푸가 잇따라 점포를 낸데 이어 월마트도 조만간 개점할 예정이어서 체코의 전통시장이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고 털어놨다.

유통전쟁은 문화마저 바꿔놓고 있다.

미국의 커피체인점 스타벅스는 런던 오피스가를 점령,남녀 직장인들의 입맛을 바꾸고 있다.

젊은이들은 버거킹에서 햄버거로 간단히 점심을 때운뒤 스타벅스에서 장시간 담소를 즐기고 있다.

영국의 전통 홍차문화가 아메리칸 커피문화로 옮겨가고 있는 셈이다.

온라인 쇼핑은 생활의 일부가 돼가고 있다.

책 음반 가전 생활용품만 살 수 있는게 아니다.

신선한 야채 과일 정육 등 생식품을 오히려 더 많이 산다.

온라인 쇼핑업체 테스코닷컴(www.tesco.com)은 회원 1백만명중 65%가 주부다.

1주에 7만건 이상의 주문이 들어온다.

지난해 연간 5천8백억원 어치를 인터넷 쇼핑몰에서 팔았다.

유럽은 지금 발빠르게 미래로 옮겨가고 있다.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