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고물량이 예상외로 나오지 않으면서 환율 오름세가 지속됐다.

엔화 약세와 역외세력의 매수세가 환율 상승에 가담했다.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3.30원 오른 1,292.90원으로 오전 거래를 마쳤다.

시장주변여건이 환율상승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 환율에 부담을 주고 있다. 달러/엔 오름세, 국내외 증시 약세, 외국인 주식매도세 등이 전날과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예상만큼 네고물량의 공급이 되지 않고 있으며 역외세력도 전날 뉴욕 NDF시장에서의 매수세를 잇고 있어 일방적인 달러공급우위의 장세는 아니다.

오후에는 네고물량의 추가 출회여부가 관건인 가운데 달러/엔의 움직임도 여전히 관심꺼리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1,294원대에서 네고물량이 공급돼 1,292원대로 하락했으나 기준율에 근접한 환율 수준으로 추가 출회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포지션은 넉넉하지 않으며 달러/엔의 추가하락 가능성도 그리 크지 않아 오후에도 오전장중 거래범위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시중은행의 다른 딜러는 "시장거래자들이 환율하락 요인을 그다지 고려하고 있는 것 같지 않다"며 "조금만 빠지면 달러사자(비드)를 대고 있어 아래위로 막힌 느낌이라 오후에도 1,287∼1,294원 범위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했다.

개장초 달러매도초과(숏) 포지션으로 건너온 은행권에서 오전장 초반 달러되사기에 나서며 균형상태로 가고 있으나 시장포지션은 그리 넉넉한 편은 아니다.

달러/엔 환율은 개장초 유로화 약세를 반영, 119엔대를 잠시 찍었으나 유럽중앙은행(ECB)의 개입가능성으로 120엔대 중반까지 회복한 뒤 움직임은 별로 없다. 달러/엔은 120.30∼120.40엔대를 가로지르고 있으며 유로화에 따라 변동폭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역외세력은 모 외국계은행을 통해 2억달러 가량의 매수를 댄 것으로 알려졌으며 업체는 네고물량을 내놓고 있으나 결제수요도 따라주고 있다. 전반적으로 달러수요가 앞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외국인은 하루 걸러 순매도로 전환해 낮 12시 12분 현재 거래소와 코스닥 시장에서 각각 261억원, 50억원의 매도우위를 보이고 있다. 심리적으로 환율상승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인.

전날보다 1.60원 낮은 1,288원에 거래를 시작한 환율은 거래 직후 1,287.50원으로 내림세를 탄 뒤 달러/엔의 급반등과 은행권의 달러되사기로 1,293.90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1,292∼1,293원대에서 안정적 흐름을 잇던 환율은 달러/엔 추가상승과 역외매수로 1,294.70원을 고점으로 확대하고 한동안 1,294원선에서 머무른 뒤 반락, 1,292원선으로 내려섰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