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기의 회복이 지연되면서 확실한 대체 투자 시장이 떠오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국제간 자금흐름에서도 뚜렷한 추세적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 단순재료에 따라 자금이 이동되는 모멘텀 장세가 재연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세계 증시에서 나타나고 있는 이른바 순환매 양상을 들 수 있다.

5월 들어서자마자 기업실적의 뒷받침없이 기술주가 이상 급등하면서 주도주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곧 이어 인수.합병(M&A)을 재료로 금융주가 부각됐고 인간게놈 해독이라는 재료로 바이오 업종이 차례로 큰 폭 올랐다.

또 지난 15일 미국의 금리 인하 조치 이후 인플레 심리가 확산되면서 국제 금값이 급등했다.

통상 인플레 심리가 높아질 때에는 인플레 헤지용으로 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것이 관례다.

최근 들어서는 채권을 중심으로 한국물(物)과 중국물이 재료로 부각되면서 이들 두 나라에 외국자금이 많이 들어 오고 있다.

한국의 경우 10년만기 외국환평형기금 채권의 가산금리가 외환위기 이후 최저 수준인 1.44%포인트로 떨어졌다.

모건스탠리 투자지수(MSCI)와 글로벌 이머징마켓 펀드의 한국에 대한 편입비중도 각각 3.3%포인트, 0.57%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미국 내에서는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회사)로 투자자금이 활발하게 옮겨지고 있다.

뉴욕 타임스 최신호에 따르면 리츠의 실적을 알 수 있는 아멕스 모건스탠리 리츠지수는 1년 전에 비해 20%나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경우도 7월부터 리츠 판매가 본격화되면 투자자금이 대거 유입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문제는 모멘텀 장세의 배경이 된 재료들이 계속해서 제공되지 않을 경우 투자자금이 급격히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90년대 초 증시를 중심으로 모멘텀 장세가 활발했던 당시의 경험을 감안하면 상승 모멘텀이 하락 모멘텀으로 바뀔 때는 감당하기 어려운 후유증이 발생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국제금융 시장에서 특정 재료에 따라 자금흐름이 결정되는 이같은 모멘텀 장세는 세계경제가 회복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증거가 나타날 때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