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초 짧은 환율 상승세는 엔화강세 전환에 의해 꺾였다.

월말 네고물량과 역외세력이 매도세 전환도 이같은 상황에 가세했다.

3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3.20원 빠진 1,286.30원에 오전 거래를 마쳤다.

달러/엔은 120엔대에서 유로화 약세를 타고 119엔대로 다시 주저앉았으며 업체들의 수출대금 출회는 시장의 물량부담을 가중시켰다.

개장초 반짝했던 상승세는 전날 마감가 수준아래로 내려선 이후 저점경신에 적극 나섰다.

시장거래자들은 대부분 달러팔자(숏) 마인드로 돌아선 상태다.

달러/엔의 추가하락이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네고물량이 더 나오면 환율하락세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엔 하락이 시장물량부담과 맞물린 달러/원을 같이 무너지게끔 만들었다"며 "달러/엔이 119엔선 초반까지 내려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으며 오후에 어느 정도까지 내려가는냐에 따라 저점 테스트가 계속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1,283∼1,290원을 거래범위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중은행의 다른 딜러는 "공급우위의 장세가 뚜렷하다"며 "달러매수초과(롱)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일부 거래자가 달러/엔이 추가하락하면 롱처분 물량을 내놓을 경우 하락폭이 더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갑작스레 달러/엔이 튀어오를 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손바뀜하면서 조심스레 거래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달러/엔 환율은 유로약세에 힘입어 119엔선으로 재진입했다. 30일 뉴욕장에서 120.35엔에 마감돼 도쿄장에서 비슷한 수준에서 거래됐으나 유럽경제에 대한 불안감 증폭이 유로화 약세를 부추기면서 엔화는 강세로 돌아섰다.

달러/엔은 119.80엔선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추가하락을 점치는 시장관계자들이 많다. 달러/엔이 반등하지 않는다면 달러/원의 상승은 점치기 힘든 상황.

역외세력은 이날 초반 1,292원대서 매수에 나서면 개장초 환율상승을 주도했으나 달러/엔이 120엔이 무너지면서 매도세로 전환했다. 네고물량은 소규모로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으며 결제수요는 그다지 없어 달러수요가 딸리고 있다.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낮 12시 18분 현재 각각 674억원, 78억원의 순매도를 기록중이나 환율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전날보다 2.50원 오른 1,292원에 출발한 환율은 개장 직후 1,292.90원까지 상승세를 탔으나 되밀리며 1,291.50∼1,293.30원에서 게걸음을 거닐다가 계속 되밀리며 하락세로 전환돼 1,287원까지 저점을 넓혔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