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지수가 이틀째 내리며 610대 초반에 걸쳤다. 코스닥지수도 급락, 11거래일 만에 81대로 물러났다.

전날 나스닥지수가 경기 회복 불안감과 실적 경고에 흔들리며 사흘 내리 떨어지자 투자심리가 움츠러들었고 조정 폭이 예상보다 넓어졌다.

특히 외국인이 반도체 및 네트워크 주에 대한 모건 스탠리의 경고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급락 소식에 삼성전자를 거칠게 팔아 치우면서 불안감을 부추겼다.

개인이 모처럼 대규모 순매수에 나섰지만 중소형 개별 종목에 치중해 지수 움직임과는 동떨어졌다.

신영증권 김인수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이 나스닥과 철저히 연동하면서 매도 규모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며 "선물시장에서도 순매도 전환하는 등 그 동안의 매매 패턴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김 팀장은 "최근의 움직임만으로 외국인의 추세적 매수세가 바뀌고 있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31일 종합지수는 전날보다 16.26포인트, 2.59% 하락한 612.16으로 장을 마쳤다. 거래는 한산해 3억8,354만주, 2조2,883억원 어치가 거래되며 전날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거래량이 4억주를 밑돈 것은 지난 4일 3억9,247만주 이후 19거래일만이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87포인트, 2.25% 떨어진 81.35를 가리켰다. 거래량은 4억3,527만주로 거래소를 앞질렀으나 거래대금은 1조9,107억원에 그쳤다.

지수선물 6월물은 개인의 순매수에도 불구하고 외국인과 기관이 매도 전환하면서 낙폭이 확대됐다. 전날보다 2.25포인트, 2.87% 하락한 76.05를 기록했다.

하룻만에 콘탱고로 전환됐던 시장베이시스는 장 막판 다시 백워데이션으로 돌아섰다. 프로그램 매수는 1,772억원, 매도는 527억원이었다.

이날 외국인은 1,177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이는 지난 4월 10일 1,326억원 이후 7주 중 최대 순매도 규모다. 기관은 547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반면 개인은 1,705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이는 1월 26일 1,932억원 이후 18주 중 최대 순매수 기록이다.

시가총액 1위 종목인 삼성전자는 외국인 매도 공세로 전날보다 1만1,500원, 5.15% 급락하며 21만2,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삼성전자 약세로 전기전자업종도 4.38% 하락했다.

SK텔레콤, 한국통신, 포항제철, 한국전력 등 시가총액 상위 5위 종목 모두 이날 장중 내내 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대부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의료정밀, 증권, 전기가스업, 은행 등의 낙폭이 비교적 컸다. 반면 재료 보유주에 대한 개인 매수세가 몰리면서 의약품, 비금속광물, 기계 등이 소폭 오름세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신용평가회사 무디스가 장기신용등급을 Ba3에서 Ba2로 상향조정한다는 소식에 힘입어 블루칩 중 유일하게 상승했다.

대웅제약도 식약청으로부터 EGF 당뇨성궤양 치료제 시판 허가 재료를 이틀째 유지하며 상한가를 기록, 제약업종 강세를 주도했다.

삼성전기는 대대적인 사업재편안 발표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이 이미 선취매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상승 흐름을 타지 못했다. 반면 LG산전은 데이콤과 LG캐피탈 지분 매각 방침이 알려지면서 가격 제한폭을 채웠다.

하락 종목이 533개로 상승 종목 259개를 크게 앞질렀다.

코스닥시장에선 시가총액 1위 종목인 한통프리텔이 5거래일 연속 외국인 매도 공세를 맞으며 하락, 지수를 끌어내렸다.

LG텔레콤, 하나로통신 등 다른 대형통신주도 모두 약세를 보였다. 다음, 새롬기술, 한글과컴퓨터 등 인터넷 관련주도 2~3% 내림세를 기록한 가운데 하락 종목이 446개를 기록했다.

한경닷컴 임영준기자 yjun19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