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밸리를 떠나는 벤처기업들이 급증하고 있다. 안철수연구소 한글과컴퓨터 팍스넷 등 대표적 IT(정보기술) 기업들이 새 둥지를 찾아 이미 테헤란로를 떠났고 식자재 전문 e마켓인 푸드머스, 인터넷 광고업체인 온앤오프, 소프트웨어.하드웨어 유통업체인 소프트와레즈도 이곳을 탈출했다. 이네트 모주 인디시스템 케미즌닷컴 사이버링크 등 테헤란로에서 벗어난 업체는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 사무실 공실률이 지난해 0.5∼0.6%에서 지난 4월말 0.8%로 높아진 것은 이를 반증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테헤란밸리 요지에 번듯한 사무실을 갖춰야 투자자금을 끌어들이는데 유리했다. 그러나 거품이 빠지면서 투자자들은 더 이상 호화로운 사무실에 관심이 없어졌다. 게다가 천정부지인 테헤란밸리 사무실 임대료는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심각한 교통난과 인근 신흥 벤처밸리의 적극적 유치작전도 '테헤란밸리 엑소더스'의 한 요인이 되고 있다. 정보보안 서비스업체인 코코넛은 작년 3월 천신만고끝에 얻었던 서울 삼성동 테헤란밸리 사무실을 떠나 지난달 25일 청담동으로 본사를 옮겼다. 청담동 일대는 지하철 7호선이 개통돼 교통이 편리한데다 주변에 도산공원이 있어 여건이 쾌적하고 임대료도 테헤란로의 60∼70%선인 평당 3백만∼4백만원 수준이다. 이처럼 테헤란로 탈출 현상이 빚어지면서 벤처밸리는 홍릉 송파 구로 청담 도곡 수서 양재 안양 등으로 다핵화하고 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