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연구소(IIF)가 1일 발표한 '신흥시장 자본유입 현황' 보고서는 아시아 시장, 특히 한국 자본시장에 대해 상당히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포트폴리오 투자가 크게 줄어들고 금융기관 등의 자금대출도 감소할 것이라는 게 골자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은 국제기구들 중 최악인 2.5%를 제시했다. 이에 따라 기업활동의 발목을 잡는 각종 규제를 보다 과감하게 완화하는 등 국내 투자환경 정비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 자금유입 감소 =신흥시장(emerging market)으로의 민간자본 순유입은 세계경기 침체와 아르헨티나 및 터키의 경제난 등으로 지난해 1천6백79억달러에서 올해 1천4백억달러로 크게 감소할 전망이다. 지난 92년 이후 최저치다. IIF는 그러나 "이머징 마켓에 대한 국제 투자 전망이 이처럼 비관적인 것은 터키와 아르헨티나 두 나라 사정이 워낙 열악하기 때문"이라며 "이 두 나라를 제외할 경우 신흥시장 순유입금액은 작년 1천4백70억달러에서 올해 1천5백30억달러로 증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IIF측은 그러나 아시아, 특히 한국의 올해 국제 투자환경은 그리 밝지 않다고 덧붙였다. 아시아 시장으로의 순유입 규모는 지난해 5백86억달러에 비해 24%나 줄어든 4백74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한국으로의 순유입은 지난해(1백80억달러)의 30%에도 못미치는 50억달러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됐다. ◇ 민간자본의 순투자 =한국시장에 포트폴리오 주식투자(시세차익을 목적으로 한 주식투자)를 위해 순유입되는 자금은 지난해 1백30억달러의 3분의 1 수준인 40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에는 경제회복에 따라 60억달러 정도로 늘어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투자자금 유입의 급격한 감소가 예상되는 이유로는 실물경기 침체와 주가하락 등이 지목됐다. 포트폴리오 투자와는 달리 직접투자(경영권 행사를 목적으로 하는 주식투자)는 아시아 전체의 경우 지난해 5백30억달러에서 올해 5백45억달러, 내년에는 5백85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 금융자금 순차입 =아시아에 대한 은행권의 자금융자 규모는 상당히 줄어들겠지만 그 속도는 완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따라 아시아권이 올해 은행들에 순상환해야 할 대출금 규모는 지난 99년의 3백80억달러, 지난해의 1백80억달러보다 줄어든 1백30억달러에 그칠 전망이고 내년에는 30억달러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은 26억달러를 순상환해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