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주식시장은 조정국면이 이어지면서 향후 방향성을 타진하기 위한 600선 지지선 구축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외 경기회복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급이나 재료상 새로운 상승에너지를 찾는 작업이 선행되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1일 주간 거래를 마친 국내 주가는 사흘째 조정을 보였다. 630선의 연중최고치 돌파 이후 전고점 돌파가 무산됐고 미국 증시가 경기회복 지연 우려감에 지지선이 붕괴된 이후 외국인 매수세가 주춤거렸다. 미국 역시 주요 지지선인 나스닥지수 2,200, 다우지수는 11,000이 붕괴된 이후 소폭 반등시도가 이뤄지긴 했으나 붕괴된 지지선을 회복하지 못해 당분간 혼조양상이 이어질 전망이다. ◆ 국내 증시 하락 조정, 단기 추세선 붕괴 = 지난주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5월 25일 633.16의 연중최고치 기록에 이어 미국 메모리얼 데이를 틈새삼아 5월 29일 632.09을 기록하며 추가상승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뒤 사흘 내리 하향하며 6월 1일 장중 603.84까지 떨어지는 약세 속에서 607.07로 마감했다. 코스피선물 6월물도 지난 5월 29일 79.10까지 올라 주간 최고점을 기록한 뒤 직전 고점에 접근하는가 싶더니 기업실적 악화라는 악재를 안고 시작된 미국 증시 하락영향권에 놓이면서 사흘간 떨어졌다. 가까스로 75선을 유지한 채 75.25로 마감했다. 5월 18일 수준인 75선으로 되돌아온 것이다. 특히 미국 증시가 조정을 보이자 거래소에서 외국인이 매도편으로 돌고, 선물시장에서도 신규매수가 지속됐으나 억제됐던 매도플레이가 기승을 부리면서 포지션 변동상황을 점검하는 "외국인 쳐다보기" 장세가 지리하게 펼쳐지는 양상이다. 시장베이시스 역시 현선물약세 속에서 백워데이션이 빈발, 프로그램 매매 변동성이 다소 커진 가운데 6월물 선물옵션 만기일이 다가오면서 거래자들의 시선이 매수차익잔고 청산시점을 찾는 전략에 집중되고 있다. 기술적으로는 지난 4월 이래 상승기를 누리는 과정에서 지수가 주요 심리적 지지선인 5일 이동평균선 밑으로 떨어진 영향으로 5일선이 10일선을 하향돌파하는 단기 데드크로스가 발생, 단기 조정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지지력 확인요구가 강해졌다. 국내 경기는 회복을 논하기에는 좀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9일 발표된 4월중 산업활동 동향은 수출과 설비투자 부진이 이어졌고, 선행지수 감소폭이 다소 줄었지만 동향지수 순환변동치 하락으로 뚜렷한 신호를 주지 못했다. 특히 5월중 수출이 약 7% 가량 감소하면서 석달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수출은 미국 경기회복과 맞물리면서 돌아가고 있어 지지부진한 미국 경기를 감안할 때 경기회복요인이 주가에 모멘텀을 제공하기는 다소 힘들 것으로 보인다. ◆ 미국 지지선 붕괴 뒤 소폭 반등, V자형 경기회복론 후퇴 = 미국 주가는 기업실적 악화 소식에다 경제지표 혼선에 따라 뚜렷한 상승 모멘텀을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월 1/4분기 기업실적 발표를 벗어난 뒤 1/4분기 경제성장률 2% 예상치 발표를 계기로 경기회복 기대감과 금리인하를 모멘텀으로 상승한 뒤 경제성장률의 1.3%로 하향 조정에 따른 충격 이후 경기회복 지연론이 커지고 있다. 지난 1일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0,990.41로 전날보다 0.72% 상승했고, 나스닥지수도 2,149.44로 1.85% 올랐다. 그러나 두 지수 모두 단기 상승 속에서 확보했다 무너진 11,000과 2,200선을 회복하는 데 실패했다. 주간으로는 나스닥이 6% 하락했고 다우는 1.2% 떨어졌으며 거래는 활발하지 못했다. 미국 증시가 지지선 재탈환에 실패한 것은 경제 회복에 대한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5월 실업률이 4월보다 다소 낮아지며 예상치를 밑돌았으나 산업활동을 나타내는 전국구매관리자협회(NAPM) 지수는 4월보다 다시 하락, 기준선이 50 이하에서 10개월째 맴도는 등 엇갈린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미국 노동부는 1일 5월 실업률이 4.4%로 4월 4.5%보다 낮아졌다고 발표했다. 전국구매관리자협회(NAPM)는 5월 산업활동을 나타내는 NAPM지수가 42.1로 4월 43.2보다 낮아졌다고 밝혔다. 미국 실업률이 5월중 다소 낮아져 안도감을 주긴 했으나 실업률 지표가 후행적이고 경제활동인구가 줄은 영향도 있어 경기회복 기대감을 충족시켜주는 데는 미흡하다는 평가다. 반면 20개 산업, 35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NAPM지수가 재고 감소가 이뤄지긴 했으나 생산과 신규주문 등이 호전되지 않게 나타나 경기회복 기대를 줄이고 침체 장기화에 대한 우려감을 주었다. NAPM 조사위원회의 노버트 오레(Norbert Ore) 회장은 "5월 보고서는 낙관적인 신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으며 향후 전망이 더 나아질 것이라고 말하기엔 부족하다"며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급속히 회복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경제전문가들이 급속한 V자형으로 경기회복이 이뤄질 것이냐 아玖?U자형으로 침체가 좀더 길어질 것이냐를 두고 논쟁하고 있으나 U자형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미국 금리인하 기대, 그러나 마무리 단계 = 이같은 경기회복 지연에 따라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6월 26∼27일에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올들어 여섯 번째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예상이 높아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이 실업률과 NAPM지수 발표 이후 월가채권전문가를 대상으로 6월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 조사한 결과, 25명의 딜러 중에서 19명이 단기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를 0.25%포인트 내릴 것이라고 대답했다. 나머지 3명은 0.50%포인트, 다른 3명은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8월에도 25명 중 13명이 0.25%포인트를 내릴 것이라고 답한 반면 12명은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올 연말까지 현재 4.0%인 연방기금금리가 3.5%까지 낮춰질 것이라고 답한 딜러가 25명 중 15명이나 됐으며 7명은 3.75%, 3명은 4.0%로 전망했다. 현재의 경기상황에서 추가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는 견해는 지배적이지만 한켠에서는 미국 FRB의 공격적인 금리인하는 한두차례면 끝이 난다는 함의가 확산되고 있다. 물가상승을 감안해 금리인하폭은 0.25%포인트 수준으로 줄고 재할인율보다는 콜금리인 연방기금금리만 움직일 것이라는 예상이 큰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이에 따라 금리인하에 기댄 모멘텀 형성과 경기회복 기대감 후퇴가 맞물리면서 미국 주가는 한동안 교착상태를 보일 것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향후 주가와 관련해 경제지표는 소매판매 등 소비지표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국 경제의 보루인 소비부문의 탄탄함을 확인받고자 하는 것과 같은 의미를 갖는다. 이번주 미국에서 발표될 경제지표는 4일 챌리지의 감원, 5일 1/4분기 생산성 및 단위노동비용 수정치, 4월 공장주문동향, 7일 실업수당 신규신청건, 4월 도매재고, 소비자신용 등이다. 이번주는 4월중 지표가 많아 경제지표의 영향력은 5월 소매판매와 물가동향, 산업생산이 발표되는 다음주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 국내 중장기 전망은 긍정적, 단기 조정 대비 필요 = 그러나 시장관계자들은 중장기적으로 주가 추세가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이른 상황이라고 말한다. 국내 구조조정 현안들에 대한 해결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긴 했으나 타결 자체가 국내외적으로 신용도 제고와 함께 금융시장 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6월에 들어서면서 4월 이래 상승이 한풀꺾이는 분위기고 미국의 다섯 번째 금리인하에 추가 금리인하 얘기가 나오면서 장이 견뎌주고 있으나 아직 경기나 기업실적 회복으로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현실과 기대 사이에서 기대에 무게를 두며 단기급등하던 주가가 전고점 잠시 돌파 이후 60주 이동평균선인 650에 다가갈 힘을 잃고 현실의 벽에 부딛히며 일단 조정국면에 돌입한 이상 다시 지지선 구축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투자자나 펀드매니저들은 경기회복이라는 단비를 기다리다 가뭄에 쩍쩍 갈라지는 애타는 마음에 여름휴가를 떠나는 게 낫다고 서둘러 판단하기에 앞서 "한숨 돌리며 확인하자"고 말한다. LG투자증권 관계자는 "국내 증시에 대해 중장기적인 시각은 긍정편에 둘 필요는 있다"면서도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미국과 동조화를 보이고 미국쪽의 상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미국 나스닥 2,000선지지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 실업이나 산업동향이 좋지 않아 단기적으로 지수가 580선까지 밀릴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단기 조정 이후에는 매도압력이 줄면서 상승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빛증권 관계자는 "4월 이래 미국이나 국내 주가가 상승한 이후 오름폭의 30% 가량의 조정이 예상된다"며 "단기 추세가 깨져 600대의 20일선을 지켜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6월 선물옵션 만기일이 다가오면서 외국인 매수전략이 읽혀 향후 이들의 동향이 주가변동성을 자극할 것"이라며 "베이시스 변동성과 함께 차익잔고를 잘라내는 작업도 병행될 것이어서 다음주는 수싸움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