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1 21:13
수정2006.04.01 21:15
"가치투자시대"가 열리고 있다.
저금리로 예금상품의 투자메리트가 떨어지면서 주식이 자산운용의 대체수단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제 높은 투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주식밖에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연 6% 안팎에 머물고 있다.
물가상승률(5월말현재 4.7%)을 감안하면 실세금리는 1-2%대에 불과하다.
금리를 겨냥해 자산을 굴리던 시대는 막을 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단기부동화된 시중 여유자금은 언제든 고수익 상품으로 뛰어들 태세다.
발빠른 자금 일부는 벌써 주식시장으로 옮겨와 내재가치 우량주의 시세를 한껏 띄어올리고 있다.
일부 증권사와 투신사 연기금 등도 가치주에 장기투자하는 펀드를 속속 선뵈고 있어 가치투자시대를 앞당기고 있다.
이에따라 한국 가계의 금융자산 운용패턴도 급속히 미국식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가 안정적인 저성장 구조로 전환되고 저금리로 인한 예금상품의 투자메리트 감소, 부동산가격의 장기 정체 등 경제환경이 비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30년 만기 국채 금리가 8% 밑으로 떨어진 1991년 이후 개인의 금융자산이 주식쪽으로 급격히 이동했다.
한국의 개인 금융자산에서 차지하는 예금비중이 59.2%에 이르고 있으나 가치투자가 성가를 올릴수록 이들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대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홍성국 대우증권 부장은 "앞으로 주된 자산운용은 주식에 대한 장기투자가 될 것"이라며 "한국의 주가수준이 워낙 낮은데다 IMF 관리체제 이후 잇따른 구조조정에 힘입어 기업의 내재가치도 크게 좋아지는 등 투자환경이 한결 개선됐다"고 말했다.
기업들도 공시강화, 적극적인 IR활동, 고배당 실시 등 소액주주를 중시하는 쪽으로 경영체질을 바꾸고 있다.
이에 따라 주식투자패턴도 단순한 시세차익이 아니라 금리를 넘는 고배당을 겨냥하는 장기투자가 등장하는 등 선진국형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주가, 곧 기업가치가 오르면 증시를 통한 자금조달이 원활해져 경제가 잘 돌아가게 된다.
이는 한국경제의 가치를 높이는 선순환으로 이어진다.
한국경제신문은 증시 선진화 캠페인의 일환으로 대우증권과 공동으로 "가치투자시대 열린다"는 시리즈를 시작하면서 높은 내재가치와 성장성을 갖춘 우량기업으로 주주중시 경영을 펴는 기업들을 "주주중시 가치주"로 선정하고 이들을 발굴하는 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문희수 기자 m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