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달러규모의 해외DR를 통한 회생을 위해 로드쇼를 진행중인 하이닉스반도체가 발행가도 공표되기전에 임직원에게 할인된 가격으로 DR를 배정키로 해 논란을 빚고 있다. 5일 증권업계와 하이닉스반도체에 따르면 하이닉스는 이달초 사내 회람을 통해 발행예정인 해외DR중 국내 배정분 10% 가운데 20%가량을 6월중 임직원에게 배정키로하고 임직원들에게 희망여부를 오는 7일까지 제출토록 했다. 전 임직원들에게 주식이나 스톡옵션이 아닌 DR를 배정하는 것은 처음있는 일인데다 하이닉스는 발행가의 10%를 할인한 가격에 배정하는 것은 물론, 최대 990만원의 대출을 알선하고 대출후 1년간 이자를 회사가 전액 부담키로 하는 등 어려운 처지의 회사로서는 보기드문 유리한 조건까지 제시하고 있다. 하이닉스의 이같은 조치에 대해 증권업계에서는 일단 발행물량의 10%가량을 국내에서 소화하기로 한 만큼 발행조건 등이 당초 기대에 못미칠 경우에 대비, 일단 임직원들도 인수에 참여함으로써 국내외 기관들도 투자를 하도록 유도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DR발행이 어느 정도 가시권에 들어옴에 따라 우리사주와 수차례에 걸친 증자시 배정으로 막대한 손해를 입은 직원들에게 보상차원에서 제공하는 것으로 증권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적지 않은 비판적 견해도 제시되고 있다. 무엇보다 회사가 임직원에게 이같은 배정희망원을 제출토록 한 뒤 청약이 기대에 못미칠 경우 사실상 반강제 배정형식으로 귀결돼 이미 막대한 손실을 입은 직원들에게 또다른 부담을 지우게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하이닉스반도체의 한 영업부서직원은 "입사 4년여동안 회사주식 관련 손실이 2천만원에 달하고 있다"며 "이번 DR도 사원들에게 약이 될지, 독이 될지 몰라 모두 뚜렷한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임원의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고 회사사옥을 매각하는 등 초긴축상태에 들어간 하이닉스반도체의 형편에 과연 임직원들에게 대출을 알선해주고 그 이자를 회사가 떠안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시각이 있다. 증권업계의 한 반도체담당 애널리스트는 "이번 배정이 임직원에게 득이 될지 여부는 일단 발행가 등 조건에 달려있어 현재로서는 그 결과를 점치기 어렵다"며 "다만 회사로서는 임직원들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에 주식을 배정하고 대신 리스크를 떠안도록 요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같은 논란에 대해 하이닉스 관계자는 "아직 발행가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 10%할인 등 할인조건은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며 임직원에게 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