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점이 날개를 달았다. 지난 93년 11월12일 서울 도봉구 창5동에 우리나라 최초의 할인점인 이마트가 문을 연지 만 7년만에 매출은 30억원에서 10조원으로,점포수는 2백개로 불어났다. 요즘 한국에서 잘 되는 사업은 할인점과 홈쇼핑사업뿐이란 얘기가 나올 정도다. 신세계가 외국 투자자들에게 후한 점수를 받고 있는 것도 할인점 시장의 선두인 이마트를 갖고 있다는게 가장 큰 이유다. 전문가들은 할인점이 백화점의 덩치를 누르는 시기를 2003년으로 보고 있다. 업체별 예측을 종합하면 2003년에 할인점 시장규모가 20조원을 돌파, 19조원 안팎의 백화점 시장규모를 추월하게 된다. 2005년이 되면 점포수는 4백개, 전체 매출액은 25조원(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에 이를 것이란 예측도 나와있다. 할인점 업체들은 중장기 계획의 과녁을 2005년에 맞추고 있다. 이때쯤이면 인구 10만명 이상의 시.군에는 대형 할인점이 한개 이상 들어서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 10만명의 소도시까지 할인점이 빽빽이 들어차면 이때부터 업체간 사활을 건 경쟁이 불가피하다. 업체들은 일단 큰소리부터 친다. 기선 제압을 위해서다. 토종업체 신세계 이마트와 롯데 마그넷은 2005년까지 각각 85개의 점포를 보유, 10조원의 매출을 올리겠다고 기염을 토하고 있다. 여기에 합작기업인 삼성테스코도 55개 점포로 10조원의 매출을 달성, 선두를 차지하겠다고 응수하고 있다. 이들 3개 업체의 매출목표 30조원에 까르푸 킴스클럽 월마트 등의 매출을 감안하면 할인점 시장은 앞으로 4년안에 40조원 이상으로 급팽창할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이는 불가능하다. 산간벽지까지 할인점이 들어설 수는 없는 까닭이다. 또 하나의 장애는 전문 인력 문제. 점포당 소요인력 4백명중 3백명을 파트타이머나 아르바이트로 채운다해도 정규직 1백명은 전문성을 보유해야 한다. 유통업의 전문성은 책상위에서 길러지지 않는다. 현장에서만 터득된다. 향후 4년간 해마다 50개 이상의 할인점이 지어지면 최소한 5천명의 훈련된 인력이 필요하다. 짧은 할인점 역사를 감안하면 이런 규모의 인력 수혈은 불가능하다. 결국 전문인력을 길러 확보하는 능력이 순위를 뒤바꾸는 관건이 된다는 얘기다. 점포수로 업체간 우열을 가늠하는 일은 머지않아 사라질 운명이다. 2005년말 최후의 승자는 과연 어디일까.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