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지수와 코스닥지수가 외국인의 매도공세에 밀려 각각 600선과 80선 아래로 내려갔다. 뉴욕증시가 사흘 연속 상승했지만 극도의 관망세 속에 소폭 오르는데 그치자 세계 반도체경기가 여전히 부진하다는 소식이 더 부각됐다. 그린스팬 FRB의장이 전날 추가 금리인하를 재차 시사했음에도 불구하고 뉴욕증시 투자자들이 별로 반응하지 않았다는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여기에 휴장일을 앞둔 경계매물이 얹어지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비롯, 현선물을 모두 처분하며 시장 분위기를 냉각했다. 지수선물시장에서 콘탱고가 유지되며 약 1,900억원의 프로그램 매수가 들어왔지만 600선 지지에는 역부족이었다. 한 시장관계자는 "종합지수가 20일선을 하향돌파함에 따라 580선까지의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이어 "580선이 지켜질 경우 이후 기술주 경기 추이에 따라 반등을 노려볼 만 하다"고 내다봤다. 5일 종합주가지수는 뉴욕증시에 동조, 상승세로 출발했다가 하락반전한 뒤 속락, 일중저점인 597.66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보다 13.25포인트, 2.17% 내렸다. 코스닥지수는 1.45포인트, 1.80% 내린 78.92를 기록했다. 지수선물 6월물은 74.30에 마감, 1.60포인트, 2.11% 내렸다. 외국인이 2,700계약 이상 순매도하며 닷새째 매도우위를 이어갔다. 종합지수가 600선을 하회하기는 13거래일 만에 처음이며 코스닥지수는 지난 4월 27일 이후 한달여중 최저치로 내렸다. 거래소에서는 3억6,000만주, 1조8,000억원 어치가 거래돼 전날보다 약간 활기를 띠었다. 코스닥시장은 4억1,300만주, 1조9,500억원이 손을 옮겼다. 삼성전자는 안팎 악재를 만나 4% 이상 급락했다. 세계 반도체경기 부진이 여전하다는 소식에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주요 지수와 달리 1.72% 내렸다. 특히 이번 분기 순이익이 6,000억원으로 전 분기의 절반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이 퍼졌다. 시가총액 상위 5종목 가운데 한국통신공사만 소폭 올랐고 나머지는 모두 떨어졌다. 이밖에 지수 관련주는 국민과 주택은행이 3~4% 내리고 기아차, 삼성전기, LG전자, 하이닉스 등도 3%대의 큰 하락폭을 기록하는 등 대부분 약세를 가리켰다. 업종별로는 비금속광물과 금융주 내 순환매수를 받은 종합금융을 제외한 전 업종이 내렸다. 지수관련주 약세를 틈타 순환매가 돌았던 증권, 보험, 건설 등 저가대중주와 음식료, 섬유의복, 기계 등 내수관련주가 3~4% 큰 하락폭을 나타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한통프리텔이 2% 가량 내리며 전날 상승폭을 까먹었다. 국민카드와 LG텔레콤은 오르고 하나로통신, 기업은행은 내렸다. 새롬기술은 소폭 올랐으나 다음과 한컴은 내려 인터넷 관련주 약세도 특징이었다. 이날 외국인은 거래소 1,000억원, 코스닥 80억원, 지수선물 2,700계약 가량을 순매도하며 지수하락을 부추겼다. 개인과 기관은 외국인에 맞서 거래소와 코스닥에서 모두 매수우위를 보였다. 거래소에서는 개인 261억원, 기관 686억원 매수우위, 코스닥시장에서는 개인 69억원, 기관 53억원 순매수로 마쳤다. 한경닷컴 한정진기자 jj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