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진퇴양난", 0.90원 오른 1,286.70원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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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엔화와 동행하면서 꿈뜬 움직임을 보였다.
달러/엔 환율이 장중 움직임이 미약했던 데다 휴일을 앞둔 경계감이 시장을 지배, 환율 진폭은 극히 좁았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0.90원 오른 1,286.70원에 거래를 마쳤다. 6월 들어 사흘 내리 상승무드나 오름폭은 극히 미약한 상황. 1일 2.70원, 4일 0.40원이 올랐다.
오전중 내림세를 보이던 환율은 엔화 약세에 따라 오름세로 돌아서 대부분 거래가 1,286∼1,287원선에서 이뤄졌다.
시장거래자들은 고점매도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조금만 상승해도 달러팔자(숏)을 내세워 상승은 저지당하고 있으며 아래쪽로도 달러/엔의 상승으로 쉽게 빠지지 않고 있다.
외국인 직접투자자금(FDI) 등의 기대감으로 인해 아래쪽으로 내려갈 것이란 기대감을 충족시킬 만한 가시적인 물량 공급이 쉽게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시점에서 방향성 없는 조정양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에너지 축적이 끝나고 레벨이 한쪽으로 뚫리면 기울기가 급해질 수 있는 에너지는 계속 축적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팔자(숏)마인드가 강하나 물량이 따라주지 않고 있다"며 "달러/엔도 미약하나마 조금씩 오르고 있고 결제수요 등으로 1,280원이 강하게 지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장에서 전망자체가 불투명해 달러사자(롱)과 달러팔자(숏)이 혼재해 있어 한 방향으로 치우치지 못한다"며 "모레도 1,281∼1,290원 범위내에서 좁은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환율 자극 못하는 시장주변여건 = 달러/엔 움직임은 속도의 차이는 있을 지언정 환율에 그대로 반영됐다. 그러나 달러/엔도 위아래로 탈출구가 쉽게 보이지 않는 상황에 처해 있다. 수급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있는 상황.
달러/엔 환율은 4일 뉴욕장에서 119.28엔으로 마감한 뒤 이날 개장초반 일본과 유럽의 중앙은행이 시장개입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예상에 118.70엔선까지 급격히 밀렸다. 그러나 엔화 강세가 일본의 수출경쟁력 악화를 불러 외환당국의 개입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고 구로다 일본 재무성 국제담당차관이 "유로화가 지나치게 약세를 보이고 있으며 경제 펀더멘털을 반영하고 있지 않다"며 "G-7회원국들과 필요할 경우 외환시장에서 공조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차 천명, 달러/엔은 119엔선을 회복했다.
오전중 119.30엔을 누비던 달러/엔은 오후 들어 한때 119.60엔까지 오른 뒤 주로 119.40∼119.50엔선에서 정체되다시피 했다. 오후 달러/원을 묶어놓은 가장 큰 요인.
달러/엔은 이날 유로화외에 닛케이지수의 하락을 반영했다. 닛케이지수는 한 때 8주중 최저치까지 가는 등 급락하는 등 전날보다 0.98% 하락한 1만3,182로 마감했다.
한 시장관계자는 "달러/엔이 일본 금융시스템 붕괴 위험으로 아래쪽이 제한되고 위쪽으로 조정을 받는 분위기가 강하나 유로화 매물 부담으로 상승도 제한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역외세력은 오전장 초반 매수에 나서 물량부담을 덜어줬으나 이후 관망세로 돌아섰다. 업체는 유가불안으로 정유사 중심으로 결제수요가 있었으며 1,287원 위에서는 이월 물량이 대기하고 있는 상황.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환율은 달러/엔이 118.70엔까지 밀리자 전날보다 1.80원 낮은 1,284원에 출발했다. 개장 직후 1,283.40∼1,285.60원 범위에서 움직이던 환율은 달러/엔 동향을 따라 오전중 1,283.20원을 저점으로 기록한 뒤 차츰 오름세를 타 오전장 막판 전날 수준을 뚫고 1,286.10원에 오전거래를 마쳤다.
오전 마감보다 1.40원 높은 1,287.50원에 오후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달러/엔이 119.60엔까지 오른 것을 반영, 1,288.20원까지 고점을 확대했다. 이후 환율은 달러/엔이 119.50엔선에서 붙박이 장세를 보이자 1,286∼1,287원선에서 제자리 뛰기만 거듭했다.
장중 고점은 1,288.20원, 저점은 1,283.20원으로 하루 변동폭은 5원에 그쳤다.
전날 나흘만에 순매수로 돌아선 외국인은 이날 다시 갈지자 행보를 보이며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076억원, 81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환율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못했으나 이틀후 역송금수요로 환율 상승 요인이 될 전망이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23억2,17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9억6,32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4억7,700만달러, 3억2,320만달러가 거래됐다. 6일 기준환율은 1,285.9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