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활동이 원활해지면 금리가 성장률보다 높아 ] 경기침체가 우려될수록 금리 향방에 주목하게 된다. 저금리는 기업의 자본차입 비용과 소비자의 자금 부담을 줄여 경기를 부양하는 효과가 있어 많은 경제주체의 희망 사항이 된다. 그러면 금리는 낮을수록 좋은 것인가. 이 질문에 답변하기 위해서는 금리의 역할에 대한 경제학적인 이해가 필수적이다. 먼저 금리는 자본의 수익률이라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수요자의 입장에서 금리를 남의 돈을 빌려쓰는 대가로만 인식해 싸면 좋다는 생각은 문제가 있다. 왜냐하면 자본 공급자의 입장도 고려해야 되기 때문이다. 공급자로서 금리는 자본을 이용해 얻을 수 있는 수익률 혹은 이용을 포기하는 대가인 기회비용이 된다. 금리를 자본의 생산성 혹은 수익률로 이해할 때 금리가 높다는 것은 경제의 생산성과 활력이 그만큼 높은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자본이 축적될수록 그 한계생산성은 체감한다는 것이 경제학의 일반 원칙이다. 따라서 개발도상국가 혹은 자본축적 과정에 있는 나라일수록 자본의 수익성이 높을 수 밖에 없다. 아직도 경제성장률이 선진국에 비해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금리 수준이 선진국들에 비해 높은 것은 당연하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의 자본 축적은 선진국들에 비해 낮아서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고 사업 기회도 많기 때문이다. 우리 증시에 외국 자본이 유입되고 있는 것도 외국 투자자들이 우리 경제의 수익성을 그 만큼 높게 본다는 반증이라 볼 수 있다. 금리를 자본의 수익률이라고 이해할 때 우리나라의 실질 금리수준은 경제성장률과 비슷해야 적정 수준이라 할 수 있다. 경제성장 이론에서는 경제성장률과 실질금리 수준이 같아지는 상태를 황금률(Golden rule)이라고 부른다. 이 상태에서 경제의 효율이 극대화된다는 것이다. 만약 실질금리가 경제성장률보다 낮다면 자본의 이용이 경제성장률도 보전하지 못하는 경우라 할 수 있다. 이럴 때 경제는 동태적으로 비효율적인 상태에 빠져 있다고 한다. 자본에서 발생하는 이득, 즉 금리는 사회의 평균수익률인 경제성장률보다는 높아야지 자본을 효율적으로 사용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실세금리 지표인 국고채.회사채 유통수익률이 각각 6%, 7%대로 하락해 향후 금리 움직임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금리는 단기적으로 금융기관 내의 자금이동, 금융상품간의 거래 등으로 급등락을 반복할 수 있다. 그러나 결국 경제의 평균 수익률인 성장률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일반적인 관측은 올해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소비자물가기준)을 각각 4%대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향후 시중 실세금리는 명목으로는 8%대, 실질로는 4%대로 수렴할 것을 암시해 현재보다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성장률과 물가가 예상을 크게 벗어난다면 금리도 그에 따라 변동할 것임은 물론이다. 금리수준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자금의 수급도 보아야 하지만 경제성장률의 흐름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홍순영 < 삼성경제연구소 경제동향실장(경제학 박사) serihsy@seri.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