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선 '나도 유머작가' .. 배꼽잡는 웃음 '프로 뺨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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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유치원 영어수업 시간이었다.
선생님이 손가락을 쫙 펴며 이게 영어로 뭐냐고 물었다.
아이들은 핑거(finger)라고 대답했다.
선생님이 무척 대견해하며 이번엔 주먹을 쥐고 아이들에게 다시 "이게 뭐냐"고 물었다.
아이들은 "안핀거요"라고 대답했다"
한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있는 유머다.
인터넷은 재야 유머작가들의 천국이다.
수많은 네티즌들이 일상에서 경험한 재미있는 일을 글로 띄운 덕분에 수준높은 유머를 인터넷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우수 유머들은 수많은 사이트로 쉽게 번져간다.
아마추어 수준을 뛰어넘는 프로다운 작품도 눈에 띈다.
생활속 경험담이 소재가 되기 때문에 전문가들의 가공된 유머보다 훨씬 정겹게 느껴진다.
푸하(www.puha.co.kr)와 유머비스타(humorvista.co.kr),미소메일(www.misomail.co.kr),스마일포유(www.smile4you.co.kr),유머월드(www.humorworld.co.kr) 등은 인터넷으로 웃을수 있는 대표적 유머사이트다.
아이러브스쿨(www.iloveschool.co.kr)이나 다모임(www.damoim.net)등 각종 커뮤니티사이트들도 유머 유통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지하철에서의 머피의 법칙"을 날카롭게 꼬집는다.
"승강장에 뛰어내려가면 지하철문은 닫히고 있다.
어깨너머로 다른 사람이 보는 신문에는 볼거리가 너무너무 많다.
졸고있는 아저씨의 머리는 아가씨쪽으로 기운다.
지하철안에서 뒤가 급해 급히 내린역의 화장실은 꼭 검표소 밖에 있다"
한 선생님이 경험한 재미있는 일화도 회자되고 있다.
"퇴근하던중 사거리에서 신호대기를 하고 있었다.
그 옆에 오토바이에 아버지로 보이는 아저씨와 아들로 보이는 아이가 타고 있다.
파란신호로 바뀌기 직전 오토바이가 부룽부룽하며 튀어나갔다.
순간 뒤에 있던 아이는 미처 붙잡지 못한 채 뒤로 떨어졌다.
아버지는 그것도 모르고 유유히 사라졌다.
선생님은 놀라 차에서 내려 아이를 태우고 속도를 내서 오토바이를 따라잡았다.
이런 경우 아버지는 "어디 다친곳 없어?"라고 묻는게 보통이지만 그 아버지의 말은 엽기적이었다.
"엄마는?"이라고 말한 것이다"
N세대에겐 미팅만큼 즐거운 소재도 없다.
"여자친구 네 명이 미팅을 갔다.
그중 한명이 남자애들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검정색 음료를 시키고 마음에 들면 하얀색 음료를 시키자고 제안했다.
친구들도 동의했다.
이윽고 미팅 장소에 도착한 남자 일행은 30분이나 늦은데다 얼굴도 완전한 지방자치제의 토종 폭탄들이었다.
일행은 계획대로 암호를 주고 받았다.
"니들 뭐 마실래?" 친구 한 명이 말했다.
친구들은 커피,콜라,코코아를 시켰다.
마지막 한 친구는 수줍게 우유를 시켰다.
다른 친구들은 "오죽 급했으면..."이라고 생각하면서 측은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그때 그 친구의 마지막 말은 "아저씨! 여기 초코우유 있어요?"였다"
실제 경험과 생활 속에서 얻은 아이디어로 무장한 재야 유머작가들의 활약은 인터넷 세상에 활력이 넘치게 만들고 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