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세계 1위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의 TSMC사와 제휴,디지털 TV에 사용되는 비메모리 반도체(ASIC) 사업에 나선다. LG전자는 6일 디지털TV 수신용 VSB(Vestigial Side Band·잔류측파대역변조)칩을 개발,이달부터 위탁생산을 통한 해외판매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VSB칩은 PC의 CPU(중앙처리장치)와 같이 디지털TV의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부품으로 디지털 방송신호를 받아 고선명 화질을 구현해 내는 기능을 갖고 있다. 주파수 대역의 활용성이 높아 시청영역이 넓고 아날로그 신호의 간섭을 최소화해 주는 게 특징이다. LG는 최적화 기술구조를 적용,크기를 기존 칩보다 20%가량 작게 했다. 또 저전력 설계를 통해 전력소비를 20% 절감할 수 있도록 했다. 대도시 빌딩 밀집지역의 난시청 현상 및 차량 이동에 의한 수신성능 저하문제 등을 해결했다고 LG는 설명했다. 이 칩의 개발·설계·판매는 LG가,생산은 TSMC사가 맡게 된다. 디지털TV용 반도체 시장 규모는 2003년 4억5천만달러,2005년 6억2천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며 LG는 이중 45%의 시장점유율을 확보,이 부문 세계1위 업체로 올라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VSB는 미국 디지털TV 전송 표준 방식으로 LG전자가 원천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 캐나다 대만 한국 등이 이 방식을 채택,시장공략에 유리할 것으로 LG는 보고 있다. LG전자는 세계 각국의 디지털TV 셋톱박스 및 PC용 TV수신카드 제조업체들과 전략적 제휴를 통한 판매 네트워크 구축에 나서는 한편 하반기부터는 해외 로드쇼 등을 통해 마케팅 활동도 전개할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VSB 디지털TV 칩 이외에도 앞으로 지상파 및 케이블 디지털TV 겸용 칩,AV(오디오 비디오)디코더 칩 등으로 제품을 다양화,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