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50m' 딛고 오른 로체 정상..SBS다큐 '히말라야의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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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TV는 특별 기획 다큐멘터리 '히말라야의 사나이' 12번째 이야기 '죽음의 지대 50m'를 오는 12일 밤 12시35분부터 1시간 동안 방송한다.
'히말라야의 사나이'는 히말라야에 있는 8천m급 봉우리 14좌 완등에 도전하는 산악인 박영석(38)씨의 등정 모습을 쫓아가는 연속 다큐멘터리다.
이번 방송은 지난해 12월 11번째 이야기 '백색 정글 시샤팡마'를 방송한 후 6개월 만이다.
박씨는 지난 97년10월18일 로체(8천5백16m) 정상에 올라 한햇동안 히말라야 8천m급 5개봉 연속 등정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당시 세계 산악계에서 로체 등정을 공식적으로 인정했지만 박 대장은 사실 로체의 최정상을 밟지 못했다.
올해 초 박씨는 로체 정상 50m 아래에서 발길을 돌렸다고 양심선언을 했다.
당시 동료대원과 셰르파는 정상에 오른 후 내려오면서 50m 뒤처진 박 대장에게 이곳도 정상이나 진배없으니 그만 하산하자고 권유했고 이미 심한 동상과 탈진으로 한계에 도달한 박 대장은 아쉽게 발길을 돌린 것이다.
평지에선 걸어서 2∼3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다.
하지만 고도 8천5백m의 죽음의 지대에서 마지막 50m 거리는 이미 체력을 소진한 박 대장에게는 생사의 갈림길이었다.
이렇게 남겨둔 50m가 박 대장의 발길을 또다시 로체로 향하게 했다.
지난해 10월 시샤팡마 등정에 성공함으로써 히말라야 14좌 중 13개 등정 기록을 세운 박 대장은 마지막 남은 봉우리 K2 도전에 앞서 마음의 앙금처럼 남아 있는 로체에 다시 오르기로 결심한 것이다.
지난 4월29일 오전 1시 고도 7천3백m의 캠프3을 떠난 박 대장은 눈보라와 강풍을 뚫고 14시간의 악전고투 끝에 오후 3시께 마침내 로체 정상에 섰다.
'죽음의 50m'를 정복하기 위해 혹독한 대가를 치른 셈이다.
오후 3시45분 너무 늦게 정상에 도달하는 바람에 하산길도 만만치 않았다.
9시간이 걸린 하산길.
칠흑같은 어둠과 눈보라를 뚫고 오전 1시가 돼서야 캠프3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뒤처진 오희준 대원은 8천2백m 지점에서 텐트 없이 노천에서 밤을 지새워야 했다.
결국 오 대원은 손가락에 심한 동상을 입었다.
이번 로체 등정기에서는 박 대장의 이야기를 비롯 등반 도중 설맹으로 눈까지 다친 오희준 대원의 처절한 하산길,7천m 고도에서 가파른 설사면을 스노보드로 활강한 김은광 대원 등 다양한 에피소드도 소개된다.
SBS 연속기획 다큐멘터리 '히말라야의 사나이' 시리즈는 박씨가 히말라야 14좌의 마지막 봉우리 K2 등정에 성공하면 대단원의 막을 내릴 예정이다.
박씨는 이달초 K2 등정을 위해 파키스탄으로 떠났다.
길 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