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무당 '그린' 프로 잡네"..101kg 배불뚝이 선수 매번 우승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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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1백73㎝,체중 1백1㎏,나이 44세의 '배불뚝이'.
레슨이라고는 받아본 적이 없어 스윙폼은 핸디캡 16정도의 평범한 아마추어 수준.
로프트 5도짜리 드라이버를 들고 바짝 웅크린 자세를 취한 뒤 여느 골퍼와 달리 위아래로 왜글을 하는 골퍼.
클럽헤드가 볼에서 멀리 떨어져 도저히 볼이 맞지 않을 것 같은 어드레스 자세.
골퍼들이 생각하는 '골프선수'상과는 거리가 먼듯한 이 주인공은 미국의 아마추어선수 중 둘째 가라면 서운해할 대니 그린이다.
그린은 그런 비정상적인 여건으로도 대회에 나가기만 하면 우승을 다툰다.
89US아마추어선수권 2위,97미국웨스턴아마추어 챔피언,99미국 미드아마추어챔피언,90년 및 2000년 마스터스대회 출전.그를 잘 말해주는 경력들이다.
그린은 이상한 폼 탓에 드라이빙레인지에 가는 것을 싫어한다.
또 구력 20여년이 되도록 레슨을 받지 않고 독학으로 골프를 익혀왔다.
그린은 이같은 폼 때문에 오히려 대회에 나가서 '보이지 않는' 이점을 누린다.
경쟁 상대방이 그의 폼을 보는 순간 긴장을 풀고 방심해버리기 때문.
그린을 얕보다가 큰 코를 다친 사람은 아마추어에 그치지 않는다.
한번은 미PGA투어 프로인 블레인 매칼리스터와 홀당 50달러 내기를 했는데 그린이 더 많이 땄다고 한다.
또 한번은 장타자 존 데일리와 똑같은 조건에서 내기가 붙었다.
둘은 전반에 나란히 35타를 친 뒤 후반에 데일리가 30타,그린이 32타를 쳐 데일리가 '혼쭐'이 난 적이 있다.
그린의 꿈은 미국-영국간 남자아마추어 팀경기인 2001'워커컵' 미국대표로 뽑히는 것.
그러나 선발주체인 미국골프협회측에서 그의 이상한 폼과 그가 아마추어 신분으로 '거액의 내기'를 즐긴다는 것을 문제삼아 주저하고 있다.
직업이 뚜렷하지 않은 그린은 아마추어나 프로,종목을 가리를 가리지 않고 내기를 좋아하는데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내기에서 딴 돈으로 생활한다'고 쑥덕공론을 하고 있는 것.
그린처럼 '정형화된 폼'에서 벗어난 스윙을 하는 골퍼들은 많다.
그런 폼이 동반자들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할 만큼 추하지 않다면 상대방의 방심을 유도하는 '심리적 무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