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1 21:29
수정2006.04.01 21:30
박정후 < 부산대 교수 >
우리나라가 세계 1위의 디스플레이 산업국으로 성장하는데 견인 역할을 해왔던 제품은 CRT(컬러브라운관)와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이다.
그러나 이들 제품은 최근 중국 등 후발국들이 생산에 참여하면서 수출이 점차 감소될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디스플레이 강국의 위치를 지켜 나가기 위해서는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일명 벽걸이 TV) 개발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PDP는 이미 벽걸이 TV로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선진국에서 시작한 디지털 방송이 본격화되면 시장은 급속히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PDP를 포함한 평판디스플레이 세계시장은 2000년 2백58억달러에서 2005년 5백89억달러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이중 PDP는 지난해부터 40인치 이상의 TV모니터에 채용되며 HDTV(고화질텔레비전) 및 정보기기시장을 형성해 나가고 있어 2005년에는 약 1백32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우리 업체들도 선진국에 전혀 뒤지지 않는 PDP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LG전자 삼성SDI 등은 60인치대의 초대형 PDP를 이미 세계 최초로 개발, 선보였다.
이들 PDP는 아직까지 가격이 좀 비싸고 전력사용량이 많은 단점이 있긴 하지만 디지털 방송이 본격화되고 생산량이 늘어나면 자연스레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PDP는 머지않아 대화면 디스플레이시장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할 것이 분명하다.
반도체나 TFT-LCD의 경우 선진국에 비해 10여년 늦게 시작해 부단한 노력을 통해 세계 1위를 차지했지만 PDP는 이미 시장 형성단계에서 선진국에 뒤지지 않는 기술력을 보유, 정부의 정책지원만 뒷받침된다면 세계 1위를 무난히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정부는 오는 10월 완료되는 '차세대 평판디스플레이 기반 기술개발사업'의 후속 지원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산.학.연의 연구개발 체제가 무너지지 않을까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에반해 일본은 갖가지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일본 통산성은 우리나라 PDP 거점연구단의 기초연구성과에 자극 받아 5년간 예정으로 25억엔을 PDP 기초연구에 지원하고 있다.
후지쓰와 히타치가 합작한 FHP, 프랑스의 톰슨과 제휴한 NEC, 중국 상하이진공사와 제휴한 마쓰시타 등도 PDP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가 세계 1위의 디스플레이 산업국으로 자리를 굳히기 위해서는 최첨단 기술개발 인프라 구축과 산.학.연 공동 연구를 위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기초설비 및 원재료의 대부분을 아직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임을 감안할 때 초기 성장기반 강화를 위해 도입설비 및 원재료에 대한 관세인하, 국내소비 활성화를 통한 내수기반 확보를 위해 특별소비세 인하 등 정책지원도 따라야 한다.
반도체에 이어 우리 수출주력 상품으로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PDP를 국가 차원에서 지원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