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재 따라잡기, 반걸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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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가 '인텔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뉴욕증시는 인텔의 실적전망을 앞두고 반도체주에 대한 선취매에 나서며 실업증가, 일부 유통업종의 실적저조 등 악재를 외면하면서 반등했다.
여기에 인텔의 발표 후 시간외거래에서 기술주가 추가 상승세를 타고 나스닥선물이 강세로 인텔실적을 반영하면서 국내 증시는 뉴욕강세에 인텔실적이라는 '겹효과'를 누리고 있다.
목요일 장종료 후 인텔은 2/4분기 매출이 당초 예상한 62∼68달러 범위의 중간 아래에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하반기에 긍정적인 실적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날 반도체산업협회(SIA)가 올해 반도체매출 증가율을 대폭 하향수정했지만 하반기에 반도체경기 반등이 가능하다는 낙관적인 전망이 더 관심을 끌었다.
국내증시는 곧바로 반등, 전날 600선을 회복한 데 이어 610선을 비교적 손쉽게 정복했다.
국내외 경제지표는 여전히 엇갈린 신호를 보내며 하반기 이후 경기회복 가능성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지만 반도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모든 것을 앞서고 있는 모습이다.
휴일이 지난 이후 투자심리가 급격히 호전되는 모습을 나타내면서 분주히 상승 모멘텀을 찾는 시점에서 장초반 외부에서 날라온 희소식에 부랴부랴 매수주문을 넣었다.
하지만 '인텔효과'가 반영된 뒤 상승 탄력은 둔화되는 모습이다. 달리 뚜렷한 재료가 없는 데다 수급측면에서도 여전히 외국인의 현선물 매수에 의존하면서 추가 상승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
서울증권 권혁준 연구원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급등, 인텔의 낙관적인 전망 등이 지수를 강하게 끌어올렸다"며 "뉴욕 기술주와 삼성전자의 연동성을 감안했을 때 뉴욕증시 첨단기술주가 바닥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인 것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PC나 통신쪽에서 반도체 수요 증가 신호가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과연 인텔의 전망이 추세를 바꿀 수 있을 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주 선물옵션만기, 대우차 MOU 체결, 하이닉스 DR 발행가 결정, 민주노총 총파업 등 굵직굵직한 재료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610선은 추격매수에 가담하기는 버겁다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다.
세종증권 김욱래 연구원은 "시장이 끊임없이 호재를 찾아가고 있긴 하지만 반도체 모멘텀은 심리플레이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향후 추세에 대해 긍정적이던 부정적이던 올들어 최고수준인 매수차익거래잔고를 고려했을 때 14일 선물옵션만기를 앞둔 공격적인 매수는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신한증권 강보성 연구원은 "금요일 뉴욕증시가 인텔 실적을 어떻게 반영할 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뉴욕분위기가 이어지면 국내 구조조정 변수들이 긍정적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높지만 해외에만 의존한 상승이니 만큼 급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의 권 연구원은 "지수관련주에 대해서는 차익실현에 나서고 상대적으로 오름폭이 작았던 업종대표주나 내수관련주 위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