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실시된 영국총선에서 토니 블레어(48) 총리가 이끄는 노동당이 빛나는 경제치적에 힘입어 압승했다. 이로써 블레어 총리는 1백년 역사의 노동당 당수로는 처음으로 연속 2기 집권에 성공하는 기록을 세웠다. 블레어 총리는 앞으로 집권 2기중 △유로화 조기 도입및 공공서비스 확대를 골자로 한 경제안정과 △상원의 종신제폐지를 축으로 하는 정치개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 의석 분포 =8일 약 97%가 개표된 상황에서 노동당은 전체 하원 의석 6백59석중 4백17석을 획득, 과반수(3백30석)를 크게 웃돌았다. 지난 97년의 압승때는 과반수보다 1백79석을 더 얻었다. 반면에 제 1야당인 보수당은 이날 1백59석의 의석 획득에 그쳐 2번 연속으로 대참패했다. 이밖에 자유민주당 55석, 기타 28석으로 나타났다. ◇ 노동당 압승 이유 =지난 4년간의 혁혁한 경제치적이 2기 연속 압승의 근본 요인이다. 블레어 총리의 노동당은 집권 후 연평균 3%선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달성했다. 올해는 세계경기둔화로 성장률이 2.5%로 둔화될 전망이나 이는 독일이나 미국보다 높다. 실업률은 3.6%로 25년만의 최저다. 현재 2.5%인 인플레율도 지난 80년대 이후 가장 낮다. 이처럼 영국경제가 좋아진 것은 블레어 총리가 지난 97년 승리직 후 금리정책권한을 중앙은행에 일임하는 용단을 내린 덕분이었다. 그전까지는 정부(재무부)가 금리를 조절했다. 독립성이 확보된 영국은행은 인플레 격퇴에 성공, 경제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 향후 경제정책 =블레어 총리의 향후 목표는 유로화 도입과 의료 교육 등 공공서비스확충이다. 그는 선거유세중 유로화 가입방침을 선언하고 가입시기를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블레어 총리는 향후 2년 내에 유로화 도입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할 계획이다. 아직까진 유로화 도입 반대여론이 더 강하지만 오는 9월부터 유로화 도입에 대한 국민 토론회를 개시, 여론을 가입찬성쪽으로 돌려놓겠다는게 그의 복안이다. 유로화 조기도입 전망으로 최근 연일 떨어지고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7일에도 파운드당 1.3795달러(전날 1.3925달러)로 하락, 15년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블레어 총리는 또 점진적인 세금인상을 통해 공공서비스를 확대, 집권 1기의 성장중심에서 2기에는 국민 복지향상중심의 정책을 펼 것으로 보인다. 정치분야에서는 '상원의 종신제 폐지' 방침을 강력히 밀어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