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1 21:29
수정2006.04.01 21:31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세계 최강 프랑스와 아시아의 패자 일본이 10일 오후 7시 2001 컨페더레이션스컵 축구대회 우승컵을 놓고 마지막 승부를 펼친다.
요코하마 국립경기장에서 킥오프되는 결승전은 객관적 전력에서 프랑스의 절대 우위.
그러나 질풍노도처럼 치고 올라오는 일본의 돌풍은 프랑스마저 집어삼킬 태세다.
FIFA 랭킹 1위 프랑스는 대(對)일본(랭킹 44위)전에서 최근 10년간 2승1무로 우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3월24일 생드니에서 맞붙은 친선경기에선 일본에 5 대 0의 치욕적인 참패를 안겨줬다.
프랑스는 한국과의 개막전, 멕시코와의 예선 3차전에서 보여줬듯 절정에 오른 '아트사커'를 앞세워 일본을 초토화시키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프랑스는 드사이를 구심점으로 물샐틈 없는 수비라인을 짜고 공격은 '제2의 지단' 카리에르와 아넬카의 중앙 돌파로 일본의 문전을 두드릴 것으로 보인다.
로저 르메르 감독은 "일본은 수준 높은 팀임에 분명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98 월드컵과 유로 2000에 이은 '트리플 크라운' 달성을 자신하고 있다"고 낙승을 장담했다.
이에 맞서는 일본의 최대 무기는 남미 최강 브라질과 비기며 무실점으로 결승까지 오른 파죽지세의 상승무드.
일본은 잘 짜여진 조직력과 투지, 홈 그라운드의 이점을 등에 업고 '생드니의 굴욕'을 갚아주겠다고 벼르고 있다.
일본은 우선 99 세계청소년선수권 준우승과 시드니올림픽 8강에 이어 이번에 처음으로 컨페드컵 결승 진출에 성공, 사기가 하늘을 찌를 듯하다.
일본은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조직력과 브라질 못지 않은 개인기로 대회전을 승리로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스리백을 기본으로 수비시에는 좌.우 날개가 내려와 제2의 포위망을 구축하고 공격할 때는 나카야마, 니시자와가 2선에서의 스루패스를 받아 곧바로 득점으로 잇는 기습전술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본은 주공격수인 스즈키가 호주와의 4강전에서 퇴장당하고 나카타가 이탈리아 소속팀 세리에A로 돌아가 상당히 어려운 경기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사령탑의 대결도 관심거리다.
프랑스의 르메르와 일본의 트루시에 감독은 같은 프랑스 출신.
하지만 걸어온 길은 너무도 다르다.
르메르 감독은 월드컵 우승 직후 에메 자케 감독으로부터 지휘봉을 넘겨받는 등 선수 때부터 엘리트 코스를 밟아 왔지만 트루시에 감독은 나이지리아와 일본 등 가는 곳마다 찬란한 꽃을 피웠으면서도 축구 변방이라는 이유로 국제무대에서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하는 설움을 겪어 왔다.
'굵은 선'의 축구를 구사하는 르메르감독과 '근성'을 일본 축구에 접목시킨 트루시에 감독의 대결도 볼 만하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