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인텔칩을 장착하고 뛰어올라 종합지수 620, 코스닥 80선을 단숨에 회복했다. 뉴욕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7% 이상 급등하는 등 주요지수가 반등에 성공한 데다 장 종료 후 인텔이 이번 분기 실적전망을 유지하고 하반기를 낙관적으로 예상하면서 투자심리에 불을 지폈다. 반도체 경기 회복 기대감에 첨단 기술주가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실업증가, 일부 반도체와 유통업체의 실적저조 등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호재는 민첩하고 빠르게 악재는 최대한 둔감하게 받아들이려는 심리가 세를 불렸다. 전날 삼성전자 강세로 발빠르게 대응했던 국내 증시는 이날 호재도 놓치지 않으면서 줄곧 강세를 지속했다. 8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20.64포인트, 3.43% 급등한 621.78을 나타냈고, 코스닥지수는 80.27로 2.63포인트, 3.37% 상승했다. 만기를 4일 앞둔 주가지수선물 6월물은 전날에 2.90포인트, 3.90%를 더한 77.30을 기록했고, 코스닥선물 6월물은 4.50포인트, 4.81% 높은 98.00에 거래를 마감했다. 프로그램 매수가 863억원 유입됐고 매도가 541억원 출회됐다. 반도체 경기회복에 민감한 삼성전자가 선두에 선 뒤 다른 종목으로 급속히 매수세가 확산됐다. 삼성전자는 전날 5.42% 급등한데 이어 이날도 4.44% 상승하며 22만원대를 회복했다. 하이닉스는 해외 DR발행 기대감이 더해지며 8,000만주가 넘는 대량 손바뀜 속에 6.79% 올랐다. 아남반도체. 케이씨텍, 신성이엔지 등 관련주 오름폭이 컸다. SK텔레콤, 한국통신공사, 현대차, 삼성전기 지수관련 대형주가 모처럼 동반 강세를 나타내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시가총액 상위 70종목중 포항제철만 미국 철강수입 규제 방침으로 소폭 내렸을 뿐 모두 상승해 되살아난 투자심리를 반영했다. 업종별로는 전업종이 무차별적인 오름세를 나타낸 가운데 비금속광물, 전기전자, 운수장비, 은행, 증권업종 상승세가 가파랐다. 투자주체 별로는 외국인이 현선물을 동시매수에 나서며 상승을 주도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22일 이후 최대인 2,206억원을 순매수했고 지수선물을 5,000계약 가까이 순매수했다. 기관도 543억원 순매수로 도왔다. 반면 개인은 차익실현에 주력하며 2,701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한통프리텔, LG텔레콤 등 대형통신주와 다음, 새롬기술 등 인터넷 관련주가 동반 강세를 보이면서 80선 돌파의 주역이 됐다. 국민카드, SBS, 엔씨스프트, 엔씨소프트 등 지수비중이 높은 업종대표주가 고른 오름세를 나타내며 상승을 도왔다. 주성엔지니어링이 가격제한폭을 채우는 등 원익, 아토, 나리지*온, 피에스케이 등 반도체 관련주가 강세를 나타냈고 장미디어, 싸이버텍, 퓨쳐시스템 등 보안주가 10% 이상 급등했다. 전날 각각 중국수출과 러시아클래식 판권을 재료로 상한가에 올랐던 세원텔레콤과 예당은 차익매물을 맞아 하루를 버티지 못하고 약세로 밀렸다. 기관이 97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105억원과 9억원을 순매도해 거래소에 비해 오름폭은 크지 않았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뉴욕증시에서 인텔이 모멘텀을 제공하면서 외국인이 현선물 시장에서 강한 매수에 나서며 주가를 한단계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황 팀장은 "IT경기 호전에 대한 특별한 신호가 나오지 않아 부담스럽지만 투자심리가 회복된 만큼 전고점 돌파 시도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