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유례없는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국민들이 오는 12일부터는 '항공대란'과 '의료대란'의 고통까지 당할 것으로 우려된다. 아시아나 승무원노조에 이어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도 12일부터 파업에 들어가기로 결정한데다 서울대병원 등 10개 대학병원노조까지 13일 총파업을 벌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더구나 부산지하철 한국전력기술도 파업에 가세하기로 결정,공공서비스를 이용하는데에도 불편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삼호중공업이 지난 7일부터 파업에 들어가고 울산지역 유화업계도 파업 움직임을 보이는 등 노동계의 '하투' 열기가 높아지고 있다. ◇확산되는 파업 분위기=대한항공 조종사노조는 지난 1주일간 계속된 찬반투표 결과 84.5%의 찬성률로 파업이 가결됐다고 8일 발표했다. 이와 관련,중앙노동위원회는 이날 조정회의를 갖고 대한항공 노사는 교섭을 더하라는 내용의 행정지도를 내렸다. 이에 따라 조종사노조측이 12일 파업을 강행할 경우 불법으로 처벌받게 된다. 전국공공운수 사회서비스노동조합(공공연맹)도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체육진흥공단 세종문화회관 등 23개 사업장의 노조가 12일로 예정된 민주노총의 연대파업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지난 7일 파업을 결의한 보건의료노조 서울대병원 지부에 이어 나머지 9개 지부도 13일 파업에 대한 찬반투표를 진행하고 있으나 파업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현재 투표를 진행하고 있는 곳은 경희의료원,이대목동·동대문병원,강남·여의도·의정부·음성성모병원,동국대의료원 등이다. 오는 14일에는 진주 경상대병원이 파업에 동참할 예정이다 그러나 아시아나 승무원노조의 12일 파업은 합법파업이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김원배 노동부 기획관리실장은 "대한항공과 달리 아시아나 노사는 그동안 임금협상을 벌여왔다"며 "오는 11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회의에서 마련한 조정안이 거부될 경우 노조의 파업은 합법이 된다"고 밝혔다. ◇전망 및 대책=국내 2개 항공사가 함께 파업에 참여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아 각 항공사는 비상 운항대책 마련에 골몰해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전체 객실 승무원 1천7백여명중 비노조원 5백여명을 중심으로 근무 스케줄을 새로 짜고 있다. 다행히 조종사들이 이번 파업에 참여하지 않을 예정이기 때문에 국제선만큼은 정상적으로 운항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종사노조가 파업을 결의한 대한항공의 상황은 아시아나항공에 비해 더욱 심각하다. 대한항공은 조종사노조에 가입한 조합원 1천4백여명을 제외할 경우 외국인 조종사 2백50여명을 포함,모두 3백여명의 조종사로 항공기를 운항해야 한다. 조종사노조가 파업에 들아갈 경우 주요 국제노선만은 어떻게든 운항을 하겠다는 비상대책을 세워놓고 있다. 한편 정부는 이날 사회관계 장관회의를 갖고 노사 양측에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해결해줄 것을 호소했다. 이와함께 "합법적인 평화집회는 적극 보호하지만 생산시설 점거 등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시위는 엄단하겠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김도경 기자 infof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