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1 21:32
수정2006.04.01 21:33
올해 아카데미영화상을 받는 자리에 현대자동차의 "엑셀"이 있었다.
쥴리아 로버츠에게 생애 처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영화 "에린 브로코비치(Erin Brockovich)"에서 쥴리아 로버츠가 영화 내내 끌고 다니며 신나게 사건을 해결하던 차가 바로 엑셀.
정확히는 엑셀 3총사인 포니 엑셀,프레스토,엑셀스포티 중 프레스토였다.
그만큼 1986년 처음 미국에 상륙한 최초의 한국차 엑셀은 오랫동안 미국인의 삶속에 녹아있다.
1985년 2월 태어난 엑셀은 여러면에서 한국 자동차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명차였다.
포니,스텔라에 이어 현대자동차의 세 번째 고유모델인 엑셀은 79년부터 개발을 시작해 5년간 당시로서는 천문학적인 액수인 4천억원의 개발비가 투입됐다.
1.3리터 77마력과 1.5리터 87마력 등 두 개의 엔진을 얹은 엑셀은 지금봐도 뛰어난 균형미와 세련미를 갖춘 차였다.
엑셀시리즈중 85년 2월 가장 먼저 나온 포니 엑셀은 5도어의 해치백스타일이었는데,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전륜구동방식을 채택한 차였다.
전륜구동방식은 당시 보편적이던 후륜구동방식에 비해 전체 차체 길이에서 엔진룸의 길이가 크게 줄어들어 공간 활용이 좋았으며,연비도 크게 향상시켜 한국에 새로운 자동차문화를 선보였다.
포니 엑셀에 이어 85년 7월에는 4도어의 프레스토가 나왔고,이듬해 9월 당시로는 파격적이었던 3도어의 엑셀 스포티가 차례로 나와 "X카 프로젝트"로 시작된 엑셀시리즈가 완성되었다.
처음부터 수출전략형으로 개발된 엑셀은 해외에서도 자동차한국의 명성을 크게 떨쳤다.
86년 미국에 처음 수출된 엑셀은 첫 해에 20만3천대를 팔아 당시 소형 수입차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던 일본 메이커들을 누르고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88년 7월7일 한국차로는 처음으로 생산 1백만대를 돌파한 엑셀은 89년 새로운 뉴 엑셀에 자리를 내주기까지 모두 1백36만대가 생산되었으며,89년부터 94년까지 1백57만여대가 생산된 뉴 엑셀을 합하면 모두 3백여만대의 엑셀이 전세계를 누볐다.
김채원 < 현대/기아자동차 연구개발본부 부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