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약을 효과가 있는 것처럼 투여해 환자가 효과를 보는 것을 위약효과(Placebo effect)라고 한다. 말기 암환자에게 생리식염수를 새로 개발된 탁월한 진통효과를 지닌 약이라고 속여 투여했더니 진통효과를 보았다는 사례가 있다. 또 어린이 천식환자들에게 치료제와 함께 바닐라 향을 맡게 한 후 나중에는 바닐라 향만 맡게 했는데도 천식억제 효과가 나타났다. 이렇듯 기대심리가 작용하면 정신은 육체를 치유할 힘을 갖게 된다. 위약효과는 두통 기침 감기 구토 소화성궤양 천식 우울증 등에서 효과가 상당하며 특히 스트레스와 통증이 심한 환자일수록 더 잘 듣는다. 일반적으로 위약효과는 20% 안팎이지만 질병과 환자의 상태에 따라 60%나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최근에는 플라시보가 독자적인 연구 대상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 예로 무미한 약보다는 쓴약이, 무색보다는 현란한 색의 약이, 먹는 약보다는 주사가 더 위약효과가 크며 위약의 부작용은 양이 많을수록, 의사에 대한 믿음이 적을수록 더 잘 생긴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 또 환자의 성격이 외향적이면서도 잔걱정이 많고 지적이지 않을 경우에 위약이 더 잘 듣는다. 위약효과는 속임수이므로 비윤리적이라는 비난을 듣기도 하지만 의료인의 책임과 환자의 의사에 대한 신뢰가 치료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가를 웅변해 주기도 한다. 심찬섭 < 순천향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