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수 < 데이비스랭든&시아코리아 사장 > "국내 건설업계의 침체 원인은 외환위기 이후의 경기 불황 탓도 있지만 후진적인 주계약자시스템이 근본 문제입니다. 이제는 선진국의 경쟁력있고 효율적인 수주 및 관리감독시스템을 도입할 때입니다" 최근 취임 1주년을 맞은 이문수(47) 데이비스랭든&시아(DLS)코리아 사장은 10일 국내 건설시장을 선진화하기 위해 이같은 방안을 내놓았다. PM이란 전문 컨설팅업체(프로젝트 매니저)가 발주처의 위임을 받아 타당성조사에서부터 발주 계약 행정처리 대금정산 클레임조정 등에 이르는 건설과정의 전반 또는 일부분을 대행 관리하는 것. 프로젝트 매니저가 공사 부문별 전문 건설업체와 직접 계약을 맺기 때문에 하청단계는 물론 공사기간과 비용이 줄어들고 품질은 높아지는 장점이 있다고 이 사장은 설명했다. 그는 "규모만 큰 대기업 계열 건설업체들이 공사를 일괄수주하는 주계약자시스템은 많은 하청단계를 거치게 된다"며 "인력과 기술력을 갖춘 회사보다는 주계약자와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회사가 하청을 따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나눠먹기식 하청계약이 맺어지면서 부실공사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반면 PM방식은 하청단계가 축소되므로 공사기간과 비용이 줄어들고 발주처가 시공업체를 강력 통제할 수 있게 된다고 그는 강조했다. 또 프로젝트 매니저가 공사 전반에 대해 발주처에 수시로 보고하기 때문에 공사관리가 강화되고 투명성도 높아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PM 방식을 채택할 경우 주계약자시스템에 비해 총공사비의 5∼10%를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PM방식은 중소 전문 건설회사가 발주처와 직접계약을 맺으므로 스스로 기술을 개발하고 경쟁력을 높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 결과 중소 건설회사가 기술 축적을 통해 분야별 특화업체로 거듭날 수 있고 해외 진출도 노려볼 수 있게 된다는 게 이 사장의 분석이다. 그는 "중국 홍콩 싱가포르 등 화교 자본이 한국 건설시장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국내 대형건설업체도 백화점식 경영에서 벗어나 특정영역을 전문화,외국업체로부터 직접 수주를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사장은 세계 25개국에 있는 데이비스랭든&시아 네트워크를 활용,국내 업체에 시장조사 컨설팅 정보제공 등 서비스를 지원해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한영 기자 c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