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의 정유회사인 SK㈜의 소매담당 강대성(44) 상무. 지난 82년 입사이래 약 20년을 영업일선만 누벼온 소매영업 베테랑이다. 지금은 이 회사의 전국 26개 판매대리점과 3천7백여개의 주유소를 챙기는 총책임을 맡고 있다.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고스란히 영업에만 매달렸지만 결코 순탄한 과정은 아니었다. 지난 92년 주유소 폴사인(상표표시)제가 시행되면서 거래 주유소를 자사 계열화하는 일에 매달려야 했다. 우리나라에선 처음으로 주유소에 정유사 브랜드표시를 붙이는 일이어서 잠시라도 한눈을 팔았다간 경쟁사에 뒤쳐질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지난 94년엔 미륭사태가 터져 또 한차례 곤욕을 치러야 했다. SK 산하의 자영대리점이던 미륭상사가 다른 정유사에 넘어갈 뻔한 사건이다. 30여개 주유소의 SK 폴사인을 빼앗길지도 모르는 위기여서 일반 직원들까지 동원해 막아내야 했던 사안이다. 그러는 사이 그에겐 인간관계에 관련된 버릇이 하나 생겼다. 바로 '남을 배려하는 자세'다. 이러한 버릇이 어려움을 헤쳐온 밑거름이자 그의 강점으로 꼽힌다. 술자리를 함께 한 다음날 아침엔 어김없이 '생사확인'을 한다. 고객과 동료들에겐 1주일에 한두번은 e메일로 유익한 정보를 제공한다. 인터넷을 통해 얻은 5∼6쪽짜리 서평은 그가 자주 활용하는 정보다. 그는 "대인관계에 있어서 대부분 거래관계가 있을 때만 자주 만나고 그 뒤엔 금새 잊어버리는데 다른 자리에서 또 만나는 경우가 많다"며 "조직생활에서 한번 맺은 인연은 무덤까지 가져간다는 생각으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래서 그는 사내에서도 '마당발'로 통한다. 그는 "그동안 직원들과의 캔미팅이나 슈펙스(SK의 경영실천운동) 추구 등을 통해 문제를 풀어나갈 때 한번도 안된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오는 9월께면 SK주유소의 서비스가 확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손희식 기자 hsso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