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가입은 개방일환...구걸 안해" .. 中 룽융투 대외무역 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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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스위스 제네바.세계무역기구(WTO) 본부에서 중국가입 작업반회의가 열리고 있었다.
중국의 가입 지위가 개도국(농업보조금 10%)이냐,아니면 선진국(농업보조금 5%)이냐가 최대 현안.개도국 지위를 요구하는 중국과 선진국 지위를 주장하는 미국이 팽팽하게 맞섰다.
협상이 한치의 양보없이 진행되자 서방 언론은 중국 협상대표였던 룽융투(龍永圖·58) 대외무역경제합작부 부부장의 입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적당한 선에서 농민의 입장을 고려한다면 중국은 쉽게 WTO에 가입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은 결코 농민을 버리지 않는다.
농민은 중국 건국의 근본(立國地本)이기 때문이다"
언론 인터뷰를 통해 흘러나온 룽 부부장의 이 말을 끝으로 제15차 중국가입작업반회의는 깨지고 말았다.
서방 언론들은 당시 그를 '뚝심있는 협상가'로 표현하기도 했다.
룽 부부장은 중국의 WTO 협상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인물.1999년 11월 숨막히게 진행됐던 중국과 미국의 양자회담,이어진 유럽연합(EU)과의 협상,제네바 작업반회의,미국과의 농업보조금 협상 등 WTO 가입과 관련된 협상에는 언제나 그가 나타난다.
롱 부부장의 'WTO관'은 명확하다.
그는 WTO 가입을 중국 개혁개방 정책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다.
WTO 가입은 '국제 상거래 관행을 도입해 중국의 시장경제시스템을 완성시키려는 과정'이라는 논리다.
그는 최근 중국 언론과 가진 회견에서 "WTO 가입은 또 다른 개혁"이라며 "가입을 위한 가입은 결코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룽 부부장은 완벽한 영어를 구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영국유학(런던이코노믹스쿨) 석사과정 및 통역업무 근무를 통해 익힌 고급 영어로 상대방을 설득한다.
그는 또 주룽지(朱鎔基) 총리의 심중을 가장 잘 읽는 관리로 알려져 있다.
룽 부부장은 후난(湖南)성 창사(長沙) 출신으로 주 총리와 동향이다.
중국 관가에서는 그를 외교부 또는 대외무역경제합작부 부장 감으로 점찍고 있다.
베이징=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