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다산경영상] 수상자 : (전문경영인) 손길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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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私)는 공(公)을 위해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이 사를 위해 쓰여져서는 절대 안됩니다"
SK그룹 손길승 회장은 공과 사의 구분이 명확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그는 자녀의 결혼도 회사에 알리지 않고 치렀다.
행여 사사로운 마음이 들까봐 회사주식은 단 한주도 갖기를 거부할 정도다.
그 흔한 우리사주도 없다.
경영능력이 탁월하기도 하지만 이같은 엄격한 자기관리가 뒷받침됐기 때문에 비(非)오너임에도 불구, 4대그룹 회장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게 아니냐는 평가다.
손 회장은 SK그룹의 성장 주역이다.
지난 78년 그룹 경영기획실장을 맡은 이후 23년간 SK그룹의 핵심 경영인으로 활약하고 있다.
SK그룹이 밖에서 많은 기업을 인수했지만 안정된 노사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그가 기반을 닦은 관리시스템 덕분이다.
"SK는 한솥밥 한식구라는 이념을 실천해 오고 있습니다. 경영자와 근로자는 역할이 달라 구분될 뿐이지 이익창출이라는 목표는 똑 같다고 생각합니다"
손 회장은 "사업이 잘되면 이익을 골고루 나눠 주고 회사가 어려우면 모두 합심해 극복한다는 기업문화가 SK의 큰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손 회장은 SK그룹의 기업인수에 많은 기여를 했다.
고 최종현 회장이 어떤 회사를 인수하겠다고 목표를 세우면 그는 자금조달 계획, 인수후 경영방침 등 계획을 마련해 실행에 옮겼다.
SK(당시 유공)를 비롯 SK텔레콤 SK증권 SK생명 등은 손 회장의 숨은 노력이 없었다면 인수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그룹관계자는 전했다.
"10년, 20년을 내다보고 신규사업을 준비하다 보니 다른 기업보다 더 적극적으로 인수전에 참여한 결과입니다. SK텔레콤만 하더라도 이미 지난 80년대 중반부터 최 회장의 정보통신사업 진출 의지에 따라 인수했지요"
손 회장은 지난 65년 당시 선경직물(현 SK상사)에 서울대 상대 동기인 이순석 전 SK 사장의 권유로 입사했다.
경리 자금파트에서 첫 업무를 시작했던 그는 78년 경영기획실로 자리를 옮기면서 본격적을 그룹일을 맡았다.
당시 그는 고 최종현 회장의 신임을 받아 SKMS(SK관리시스템)와 수펙스(SUPEX) 운동의 확산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철저히 일로 승부를 거는 스타일이다.
80년대까지만 해도 며칠 밤을 새우는 것이 예사였고 밤 늦게 직원 집에 전화를 걸어 업무를 물어보는 경우도 있었다.
손 회장은 최고경영자는 신념을 갖고 비전을 세우고 그 비전을 구체화할 수 있는 실력을 꾸준히 키워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주병 기자 jbpar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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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필 ]
41년 경남 하동 출생
59년 진주고 졸업
63년 서울대 상대 졸업
65년 선경직물(현 SK상사) 입사
78년 그룹경영기획실장(이사)
82년 SK해운 사장
88년 그룹경영기획실장(사장)
94년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 부회장
98년 SK구조조정추진본부장
98년 SK텔레콤 회장,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그룹 회장)
2000년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2000년 금탑산업훈장 수훈
2001년 대한상의 선정 전문경영인 1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