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다산경영상] (심사평) '척박한 기업풍토 극복에 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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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동길 < 심사위원장.숭실대 경제학부 교수 >
수상자 선정은 고통이 따를 만큼 어려운 일이었다.
추천된 후보들은 모두 훌륭한 업적을 쌓은 분들이었고 업종과 규모, 경영방법 등이 서로 달라 비교하기가 쉽지 않았다.
심사위원회는 업종의 건전성 경영이념을 포함한 경영방식의 건전성, 경영실적, 업력(業歷), 독특한 기업문화, 사회기여도 등을 선정기준으로 정했다.
하지만 기준의 대부분은 정량(定量)적이 아닌 정성(定性)적으로 평가될 수 밖에 없는 것이어서 많은 검토와 의견을 교환했다.
그런 결과 전문 경영인 부문에 손길승 SK그룹회장, 창업자 부문에 정규수 삼우EMC 사장을 수상자로 정하는데 뜻이 모아졌다.
손 회장은 그룹경영기획실장과 계열사 사장 등을 맡아 오면서 사업을 보는 남다른 감각과 안목으로 탁월한 경영수완을 발휘, 오늘의 SK그룹을 이루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그는 평사원으로 출발해 그룹회장이 된 첫 전문경영인이라는 점에서 직장인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구성원들로 하여금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수준을 찾아 그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꾸준히 노력하게 하는 목표 추구방법이나 자신의 의견을 말하게 하고 이를 경영에 반영하는 독특한 회의방법은 손 회장의 경영능력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 노사는 일정한 몫을 두고 대립하는 관계가 아니라 공동의 목표를 향해 정진하는 공동체적 관계라고 인식하고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경영함으로써 노사갈등을 겪지 않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 볼만하다.
정 사장은 중학교를 졸업할 무렵 기술에 대한 막연한 동경으로 이발기술을 배우려 한 적이 있다고 술회하듯 기술의 중요성에 일찍 눈을 떴다.
지난 77년 목재로 된 경량칸막이 제조회사를 창업한 이래 부도로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오늘날 반도체 클린룸 설비생산에서 최고의 기술력으로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삼우EMC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반도체 클린룸용 SGP 패널에 대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품질우수성을 인정받는 ISO 9001을 업계 최초로 획득했고 KS인증은 물론 미국시장에 진출하면서 UL인증도 이미 받았다.
정 사장은 "고객에게 돈을 벌게 하라"는 경영방침을 정하는 데서 알 수 있듯 주거래 파트너와 함께 성장하겠다는 각오로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그는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을 발판으로 중소기업의 발전을 위해 교육투자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기술을 가진 학생들을 배출하려고 이천여자정보기술고등학교를 설립 운영하고 있고 정보기술전문대인 다산정보대학의 설립허가를 받아 개교를 앞두고 있다.
성공한 자에게는 찬사가 따른다.
그들의 일거수 일투족이 모두 장점으로 비쳐지기 십상이다.
수상자 두 분은 열심히 일을 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건 너무나 평범한 이야기다.
하지만 심사위원들이 주목한 것은 척박한 기업풍토에서 남보다 열심히 뛰었고 그것이 성공의 밑바탕이 됐다는 평범한 진리를 두 수상자가 우리에게 일깨워 주고 있다는 점이다.
상의 가치는 상을 받을 사람이 수상하게 될 때 빛난다.
이번 다산경영상은 그래서 더욱 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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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위원 = 좌승희 한국경제연구원 원장, 조동성 서울대 경영대학장,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 노성태 한국경제신문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