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기업] '두원테크' .. 충전식 진공청소기 '빅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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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시트 청소기 정도로 취급됐던 충전식 진공청소기가 어느듯 가정에도 폭넓게 보급되기 시작했다.
1998년께만 해도 30만대 정도에 불과했던 충전식 진공청소기의 연간 국내시장 판매규모가 지난해엔 2백만대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업계 자료)되고 있다.
"작은 아이템"이지만 무시못할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셈이다.
이 "다크 호스" 시장에서 두원테크(대표 김종기)라는 벤처기업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중소가전업체로 충전식 진공청소기를 "히트 상품"으로 만들어 불경기속에서도 "호황"을 만끽하고 있다.
이 벤처기업은 지난해 50만대의 충전식 진공청소기를 팔았다.
회사측에서는 이 시장의 4분의 1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장점유율에 대한 공식적인 통계는 없지만 두원테크가 충전식 진공청소기 분야에서는 최고업체라는데엔 이견이 없다.
IMF 사태가 발생한 1997년 이전만 해도 국산 충전식 진공청소기는 "왕따"를 당했다.
일본제(또는 일본브랜드 OEM의 동남아제) 중심의 외국제품이 한국시장을 점령하고 있었다.
당시 외산이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환율 등으로 수입품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진데다 국산제품의 품질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현재는 한국에서 외국산 충전식 진공청소기를 찾아보기 힘들다.
업계에서는 외국산의 시장점유율이 10% 미만인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두원테크의 김 대표는 "대단한 기술도 아닌데 왜 외국제품이 판치고 있는걸까 하는 생각이 90년대초부터 들었다"고 밝혔다.
당시 가전업체에서 근무하고 있었던 월급쟁이로서 가질 수 있었던 의문이었다.
1997년의 IMF 사태가 당시의 김 이사에게 기회를 선사했다.
수입품 업체들이 도산하던 시기였다.
1998년 2월 독립을 선언했다.
당시 실업자가 양산되는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안정된 직장을 왜 제 발로 나가냐며 주변에서 사표를 발벗고 말렸다.
"공장을 싼 값에 인수할 수 있는데다 중소기업도 우수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왜 놓칩니까"
그는 인천 남동공단의 한 공장을 매입했다.
주력 아이템은 진공청소기.
대기업체들이 만드는 일반 유선형 진공청소기가 아닌 베터리식으로 전기코드가 필요 없는 충전식 진공청소기에 승부수를 던졌다.
김 대표는 우선 충전식 진공청소기에 대한 기존 선입관을 배제시켜려 노력했다.
소음이 크고 빨아들이는 힘이 약해 자동차 내부를 청소할때나 적합하다는 기존 소비자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뒤집어 말해 소음 적고, 빨아들이는 힘이 상대적으로 커진 충전식 진공청소기의 개발에 주력한 것이다.
여기에 세련된 디자인이 가세했다.
김 대표가 1998년말에 출시한 첫 작품인 "블랙홀"은 바둑알까지 빨아들였다.
당시로서는 선전 거리가 될 만큼 강력한 흡입력을 가진 충전식 진공청소기로 비춰졌다.
이 "블랙홀"은 세워서 보관할 수도 있다.
옆으로 눕히는 기존의 일반 방식에 비해 공간을 적게 차지하는 것이 장점이다.
이후 "블랙홀"의 직립형이 사실상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다른 업체들이 앞다퉈 이 디자인을 "벤치마킹"했기 때문이다.
첫 작품에 대한 반응이 좋다고 판단, 한국시장과 일본시장을 동시에 공략했다.
일본시장을 뚫고 나간 제품라는 소문이 오히려 한국에 "역수입"이 되어 국내 시장의 판매고가 저절로 올라갔다.
현재 월 1만대 정도가 일본 가정으로 나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 각각 월 5천대씩 수출하고 있다.
올해는 유럽 시장을 뚫을 계획이다.
두원테크는 개량형 후속 제품 개발로 시장 기반을 단단히 다지고 있다.
지난해 5월에 "블랙홀-아이(eye)"를 내놓았다.
출시 첫 달에 1천5백대 팔렸던 이 청소기는 지난달에 1만5천여대 나갈 정도로 "유명 상품"이 됐다.
눈달린 청소기란 별칭을 갖고 있는 이 청소기는 김 대표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제품이다.
후레쉬가 달려 있어 주부들이 침대 밑 같은 어두운 곳을 보면서 청소할 수 있다.
그는 오는 7월 내놓을 "싸이클론"도 히트작품이 될 것으로 믿고 있다.
이 제품은 회오리바람을 일으켜 먼지를 빨아들인다.
진공청소기의 기본원리를 뒤바꾼 것.
흡입력이 2배에 이른다고 김 대표는 자랑했다.
김 대표는 자신의 "작품이나 아이디어"를 남들이 모방해도 시비를 걸 생각조차 없다.
계속 앞서가면 문제될게 없다는게 그의 신념이다.
두원테크는 충전식 진공청소기 외에 다른 아이템도 가지고 있다.
매출원 다변화를 위해 아이템을 늘려 왔다.
커피로스터를 비롯해 신발건조기, 원적외선 히터, 공기청정기, 선풍기, 충전식 전기포트 등 중소가전업체에 적합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중에서도 커피 생두를 볶는 가정용 커피로스터는 국내보다 해외에 더 알려진 제품이다.
두원테크는 제품별 브5?통합을 위해 CI(기업이미지) 작업을 진행중이다.
두원테크의 김 대표는 "가전조립업에서도 수익성 높은 벤처기업이 탄생할 수 있다"며 "초일류 가전업체로 우뚝서겠다"고 장담하고 있다.
(032)821-5100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