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의 구매력이 갈수록 커지면서 소비시장의 핵심세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업들도 유행과 매출을 좌지우지하는 20대의 구미를 맞추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패션상품 시장에서 20대가 선호하는 캐주얼과 패션잡화 매출이 해마다 급증해 신사숙녀복 매출비중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잇따라 신제품을 내놓고 있는 주류업체들도 상품개발의 초점을 20대의 입맛에 맞추고 있다. 외식업체의 경우 20대 고객은 왕중의 왕이다. 이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는 사업에 성공하기 힘들 정도다. 백화점가에서는 톡톡 튀는 패션잡화와 캐주얼의 매출이 급증하고 있는 반면 신사·숙녀 정장 매출은 제자리 걸음이다. 패션잡화로 개성을 연출하려는 20대들이 늘면서 백화점의 품목별 매출 구성비가 크게 바뀌고 있는 것이다. 롯데백화점 본점의 경우 패션잡화 품목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구성비는 지난 99년에만 해도 16%에 머물렀으나 지난해엔 18%로 높아졌다. 올들어선 5월말까지 20.4%를 기록해 20%선을 넘어섰다. 숙녀복이 99년 36.6%에서 2000년 36.3%,올해(1∼5월) 35%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의류 가운데서도 종류별로 변화가 뚜렷하다. 20대가 선호하는 영캐주얼 여성의류의 지난달 매출은 1백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6% 늘었다. 숙녀 정장 신장률(4%)의 4배를 넘는다. 20대 남성을 대상으로 한 캐릭터 캐주얼도 5월 매출이 29억원으로 28%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주류메이커들도 상품기획과 개발에서부터 20대들의 취향변화를 감지하는데 온 신경을 쏟고 있는 등 20대 파워의 부상이 두드러진다. 23도에서 도수를 한단계 끌어내린 22도 소주가 지난 2월 등장한 것이 대표적인 케이스.순한 소주를 원하는 20대들의 욕구를 반영한 것이다. 롯데칠성음료가 10일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6도짜리 캔과즙주도 20대를 주요 타깃으로 설정한 제품이다. 외식시장의 경우는 20대가 단연 최대의 고객이다. 국내 최대 패밀리레스토랑인 TGI프라이데이스의 경우 20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무려 70%에 이른다. 손님 1백명중 70명은 20대 젊은이란 얘기다. 이에따라 외식업체들은 다양한 이벤트와 할인행사를 경쟁적으로 벌이는 등 젊은층 붙잡기에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