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머니마스터의 '투자가이드'] 미래성장성 보다 내재가치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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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개월간 주식시장에 나타난 주요 특징중 하나는 종목 혹은 업종간 차별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전통적 경기순환주나 중소형 가치주들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인 반면 소위 기술주들은 좀처럼 약세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와 같은 차별화는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과거 저PER 장세, 블루칩 시세가 그랬고 1990년대 후반 전세계적인 IT주 시세도 차별화의 성격을 내포하고 있었다.
문제는 이와 같은 대립구도가 향후 얼마나 더 진행될 것인가 하는 문제인데 이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상당한 논란이 있는 것 같다.
금리인하 등과 함께 하반기 경기회복을 기대하고 있는 측에서는 기술주들에 대한 매수를 강력히 추천하고 있는데 단순한 가격 메리트나 일종의 역발상을 생각한다면 이는 상당한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이유로 현재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대립구도가 단기간 내에 해소되기는 힘들 것으로 판단되며 따라서 기술주에 대한 비중확대 전략은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첫째, 종목별로 편차는 다소 있겠지만 그동안의 시세격차 확대에도 불구하고 가치평가(valuation) 측면에서 전통주나 중소형 가치주에 비해 기술주들이 여전히 비교우위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물론 이는 성장성에 대한 판단이 수반되어야 하겠지만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아직 있다고 보는 것이다.
둘째, 그동안 소외됐던 전통주가 최근 매우 강한 시세를 연출했음에도 불구하고 98년 지수 바닥을 기점으로 보았을 때 아직도 기술주의 상승률이 더 높다는 점이다.
즉 큰 그림으로 보면 가격 메리트가 있다고 보기 힘들며 따라서 전통주의 복수전이 아직 충분치 않다고 보는 것이다.
셋째, 기술주들의 펀더멘털에 있어서 긍정적인 변화를 감지하기가 아직은 어렵다는 점이다.
소위 IT부문의 전세계적인 설비과잉(overcapacity)은 국내외적인 금융완화에도 쉽게 해소되지 않을 정도로 심각하다고 판단된다.
IT관련 주요 제품들의 재고가 최근 다시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러한 점에서 다소 시사적이다.
기술주들의 주도주 탈환 가능성에 대해서는 다소 비관적이지만 변화의 징후를 포착하려는 노력은 계속돼야 할 것이다.
경기의 변화는 그만큼 예상치 못한 곳에서, 예상치 못한 시기에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 시기포착이 올해 투자성과에 있어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미래의 성장성보다는 실현되지 않은 내재가치에 보다 초점을 맞추고 싶다.
김석규 < B&F투자자문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