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노동계의 연대파업에 따른 산업계의 경제적 피해 규모가 매출손실 기준으로 1천억원을 넘어서는 등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며 정부의 강력한 대응과 노동계의 파업 중단을 거듭 촉구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효성 여천NCC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4개 사업장으로부터 파악한 이들 업체의 피해액(매출감소 기준)이 지금까지 총 1천55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2일 발표했다. 조종사들이 파업에 들어간 대한항공의 경우 12일 하룻동안 1백36억원의 매출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의 피해는 하루 10억원으로 파악됐다. 민주노총 산하 1백25개 사업장이 이날부터 연대파업에 들어간 것을 감안하면 생산 및 수출 차질에 따른 산업계의 피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경총은 예상했다. ◇ 항공사 수송차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비상 근무에 돌입,휴가를 금지하고 가용 인력을 최대한 확보해 항공기 결항을 줄이려 노력하고 있으나 조종사 파업이 이뤄진 대한항공의 경우 심각한 수송 차질이 빚어졌다. 대한항공은 국제여객 운항편수를 95편에서 40편으로 줄이고 국제 화물은 18편중 6편, 국내 여객은 2백40편중 20편만 운항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조종사 파업이 아닌 만큼 국제여객과 화물선을 전편 운항하고 있으나 국내선은 2백5편중 82편만 운항했다. ◇ 반도체업계 =12편이 줄어든 대한항공 국제화물 노선의 경우 로스앤젤레스와 뉴욕 시카고 노선 등이 포함돼 있어 이들 지역으로 수출될 반도체와 컴퓨터 고가의류 등의 수송에 차질이 우려된다. 삼성전자는 대한항공이 반도체 수출에는 차질이 없도록 '특별 관리'를 하겠다는 입장을 알려왔으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화물기를 정상 운항중인 아시아나항공과 외국계 항공사로 바꾸는 작업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현재 국적항공사 70%, 외국항공사 30%의 비중으로 수출 물량을 나르고 있으나 파업이 장기화되면 외국항공사 의존도를 높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닉스반도체도 파업 장기화에 대비해 외국항공사로 수송편을 바꾸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 유화.화섬업계 피해확산 =여천NCC 파업과 효성 울산공장의 파업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석유화학.화학섬유업계는 고합 울산공장과 태광산업 노조 등 10개 사업장이 이날부터 파업에 추가 돌입함에 따라 피해가 확산될 것을 우려했다. 국내 최대 에틸렌 제조업체인 여천NCC의 파업이 이날로 28일째를 맞으며 장기화되자 이 회사는 물론 여천NCC로부터 석유화학 원료와 동력을 공급받는 인근 15개 화학업체들의 생산에도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여천NCC가 입는 손실도 하루 42억원으로 늘어났으며 이 회사로부터 원료를 제공받는 대림산업 금호석유화학 호성케맥스 등 인근 15개 화학업체들의 공장 가동이 중단되거나 가동률이 80% 아래로 떨어졌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