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회등록을 추진해온 코스닥 기업들이 잇달아 대주주 지분을 자발적으로 보호예수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특히 인수인이 98명에 달해 공모방식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모바일원커뮤니케이션(옛 사람과기술)은 증자규모의 26%에 해당하는 대주주 배정물량을 1년간 보호예수키로 결정했다.

코스닥기업의 이같은 움직임은 우회등록으로 생겨나는 신주에 대한 감독당국의 시선을 의식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따라 우회등록 업체들의 자발적 보호예수는 앞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늘어나는 자발적 보호예수=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모바일원은 오는 20,21일 공모 형태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모바일원은 유상신주중 김병진 모바일원 사장과 김호선 노머니 사장 등 노머니 대주주에 배정되는 물량(지분율 26%)을 1년간 보호예수하는 조건으로 정정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중앙소프트웨어도 흡수합병될 예정인 큐엠텔의 최대 주주가 합병후 교부받는 지분을 1년간 보호예수키로 하는 내용의 정정 합병신고서를 금감원에 지난 8일 제출했다.

이번 흡수합병으로 큐엠텔의 대주주가 교부받게 되는 중앙소프트웨어 주식은 45만8천주(지분율 6.8%)다.

◇보호예수 왜 하나=모바일원 안영희 부사장은 "개정되는 협회중개시장운영규정도 주식맞교환에 대해선 어떠한 보호예수조건도 내걸지 않고 있다"며 "'머니게임'으로 왜곡되는 게 싫어 대주주와 기관투자가를 설득해 1년간 차익실현 자체를 차단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중앙소프트웨어의 백영규 경영기획실장도 "당초 시너지효과를 노린 인수합병(M&A)이 다른 우회등록 업체들과 함께 '한통속'으로 비쳐지는 것같아 개정법을 미리 소급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없나=감독당국은 우회등록 기업에 대해 1년간 보호예수하겠다는 계획만 밝혔을뿐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따라 등록기업 M&A를 추진하는 장외기업이나 인수후개발(A&D) 관련 기업들의 혼선도 빚어지고 있다.

실제 태창메텍과 도원텔레콤은 지난달 31일 금감원이 지적한 사항을 보충해 정정신고서를 제출, 기존 형태의 우회등록을 강행하겠다는 자세다.

반면 보양산업 IHIC 등 일부 기업은 당초 공모를 통한 전환사채 발행을 포기하고 '보호예수 1년룰'을 받아들여 사모 방식으로 전환했다.

'1년 보호예수'에 대해서는 물량부담을 1년간만 늦춰놓았을 뿐 본질적인 처방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보호예수와 관계없는 기존 대주주 지분은 언제든지 시장에 흘러나올 수 있어 우회등록이나 A&D를 재료로 주가가 오를 경우 차익실현 매물 가능성은 상존한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