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은 미국산 유연탄을 더 이상 수입하지 않기로 했다. 값싼 중국산이나 호주산으로 전환,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방안이다. 그러나 미국이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지시로 통상법 201조(긴급수입제한 조치) 발동관련 사전조사에 들어가는 등 한·미간 철강 통상마찰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조치여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포철은 13일 정례브리핑에서 포항제철소에 이어 광양제철소가 고가의 미국산 유연탄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우수한 품질의 코크스를 생산하는데 성공,미국산 수입을 끊겠다고 발표했다. 대신 저가인 중국 호주산 등의 유연탄을 사용키로 했다. 코크스는 가루나 불규칙한 크기의 유연탄을 일정한 크기의 덩어리 형태로 만든 것으로 용광로에 넣어 철광석으로부터 철강의 재료인 쇳물을 녹여내는 연료로 쓰인다. 포철은 현재 코크스용 유연탄을 미국 호주 캐나다 중국 러시아 등에서 연간 1천4백여만t을 수입하고 있다. 지난해 1백만t(7.14%)을 미국에서 수입했다. 하지만 미국산은 잘 뭉쳐지는 양호한 품질에도 불구하고 수송비 수입비용이 다른 지역산에 비해 높아 큰 흠으로 지적돼 왔다. 올해 t당 수입가격은 호주산 47.78달러,중국산 45.23달러이지만 미국산은 76.62달러로 60∼70%나 비싸다. 포철은 이에 따라 미국산 유연탄 재고가 소진되는 대로 저가탄 사용비중을 68%로 늘려 광양제철소에서만 연2백88억원의 원가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포철의 이같은 조치는 미국과의 통상마찰과 적지 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철강업계의 한 관계자는 "포철이 UPI라는 미국 현지법인을 통해 수출하고 있어 타격이 작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지만 두고 볼 일"이라며 "원가절감의 명분을 내세워 미국의 이번 조치에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포철은 연간 70만∼80만t의 핫코일을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