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부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협의해 빠르면 내년중에 음악 영화 게임 등과 같은 소프트웨어의 국제 전자상거래에 부가세를 물리기로 한 것은 시의적절하다고 본다. 인터넷으로 거래된다는 것 이외에는 기존의 국제거래와 전혀 다를 것이 없는데 계속 세금을 물리지 않는다면 과세형평에 어긋나는 일이다. 게다가 최근 국내외 전자상거래 규모가 급격히 팽창하고 있어 국제수지 불균형을 시정하고 세수를 확대한다는 차원에서도 국제 전자상거래에 대한 과세는 불가피하다. 하지만 과세포착이 어렵다는 기술적인 문제 외에도 온·오프라인 업체간,그리고 미국과 다른 나라들간의 이해관계가 서로 달라 합의도출이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점에서 올해초 OECD가 국제 전자상거래에 부가세를 물리기로 합의한 것은 의의가 크지만, 이같은 합의를 구체적으로 시행하기까지는 좀더 많은 논의를 거쳐야 할 것 같다. 특히 국제 전자상거래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의 과세반대 방침이 큰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OECD 합의안에 따르면 웹사이트 접속이 이루어진 나라가 아니라 인터넷 호스트서버가 있는 나라를 고정사업장 소재국가로 간주해 부가세를 내게 된다. 납부방식은 B2B(기업간) 거래의 경우 소비자인 사업자가 공급자로부터 부가세를 받아 대신 납부하도록 하고,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는 공급자인 외국기업이 소비자 거주국에 의무적으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부가세를 신고·납부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앞으로는 사업자등록 방식과 과세정보 교류방법,그리고 소비자의 상시거주지를 파악하는 효율적인 방안을 만드는 일이 당면과제다. 국제 전자상거래에 대한 부가세 과세가 국내에 미칠 영향은 세수증가와 과세형평이라는 측면에서 볼때 일단은 긍정적이다. 특히 소득세나 법인세가 아닌 부가세가 과세되는 것은 소프트웨어 수입이 수출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우리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소비자 부담은 커지겠지만 무분별한 콘텐츠 수입에 제동을 거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한가지 걱정되는 점은 부가세가 과세되면 국내 전자상거래 업계의 성장세가 위축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급성장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전체 상거래 규모에 비하면 미미한데다 보안문제나 결제방식과 같이 해결되지 않은 기술적인 사항들이 많고 초기 투자부담이 크다는 점을 관계당국은 감안해야 한다. 따라서 과세는 하되 가능하면 시행시기를 내후년 이후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