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파업이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 "노사분규를 생각하면 한국은 기업을 경영하기 힘든(tough)곳"(블룸버그통신) "한국경제는 화약고"(멕시코 일간지 엑셀시오르) "김대중 대통령, 취임이후 최대의 노동 위기를 맞았다"(파이낸셜 타임스) 13일 주요 외신들의 보도한 한국 파업관련 기사 내용이다. 이날 대부분 언론들은 한국의 파업을 주요 뉴스로 다루면서 "파업이 한국경제와 외국인 투자의욕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전했다. ◇ 파업이 경제에 찬물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지의 아시아판인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날 '파업이 한국 경제회복에 위협'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1면에 다뤘다. 아시안 월지는 이 기사에서 "한국의 기업들은 이번 파업이 길어지면 경제활동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전한 뒤 "특히 대한항공은 아시아 최대 화물업체로 파업 손실이 하루 2천억원"이라며 파업 장기화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도 이날 '한국 파업 확산, 경제 및 투자 둔화'라는 제목의 기사를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이 통신은 한국 메리츠증권 한 이코노미스트의 말을 인용, "이번 파업은 한국의 경기회복을 지연시키고 이미 하향세에 있는 외국인 직접투자를 더욱 저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한국은 기업하기 어려운 곳 =블룸버그 통신은 특히 대만 최대의 노트북 컴퓨터 및 평면영상장치 업체인 콴타컴퓨터를 예로 들면서 한국 기업의 고질적인 노사분규를 꼬집었다. 이 통신은 "콴타컴퓨터가 하이닉스반도체 인수를 거부한 최대 원인도 노동 문제였다"며 이 회사의 재무최고책임자(CFO)인 팀 리의 말을 인용, "노사분규를 고려할 때 한국 기업을 경영하기란 참 힘들다"고 전했다. ◇ 한국경제는 화약고 =이날 한국 관련 외신중 멕시코 유력일간지 엑셀시오르의 사설은 특히나 신랄했다. 이 신문은 한국 경제를 '화약고'에 비유하면서 "더 이상 한국에서는 배울게 없다"고 선언했다. 이 신문은 '멕시코가 한국에 위기수습 방안을 조언해 줘야 한다'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한때 아시아의 호랑이로 불리던 한국의 경제발전 계획은 물거품이 되고 있으며 한국 경제는 사실상 마비 상태에 이르렀다"면서 "멕시코 정부는 한국의 발전모델을 답습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썼다. 이 신문은 이어 "최근 방한한 비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이 한국의 재정 운용방식이나 기업경영 모델을 배우지 않길 바란다"며 "오히려 멕시코가 한국 정부와 기업에 한수 가르쳐 줘야 할 판"이라고 꼬집었다. ◇ 확산되는 개혁 피로감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개혁 피로감'에 휩싸여 있다"며 "김대중 대통령은 경제개혁의 어려움에 부딪쳐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이와 관련, "파업과 햇볕정책의 부진, 가뭄까지 겹쳐 김대중 대통령의 지지도가 사상 최저치"라고 보도했다. 노혜령 기자 h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