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만군도에 국적을 둔 역외펀드 '캐피털 벤처스 인터내셔널(CVI)'이 데이콤 지분 6.08%에 해당하는 신주인수권을 집중 매집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CVI는 지난 5일 데이콤이 발행한 신주인수권 1백55만5백96주(지분 6.08%)를 사들였다며 주식 대량보유 보고서를 제출했다. CVI가 사들인 신주인수권은 데이콤이 지난 3월5일 발행한 1억달러어치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붙어 있는 것이다. CVI는 4천1백30만달러어치의 신주를 인수할 수 있는 신주인수권을 6백75만달러(84억여원)에 사들였다고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데이콤의 신주인수권 행사가격은 발행 당시 4만1천4백96원이었으나 지난 5일 행사가격 재조정에 따라 3만3천2백35원으로 조정됐다. 데이콤의 주가는 3만9백원(13일 종가)으로 신주인수권 행사가격보다 낮아 CVI가 신주인수권을 상당기간 행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CVI는 지난 89년 7월 조세회피지역인 케이만군도에 설립된 역외펀드로 자본금 2천7백1억여원이며 CVI홀딩스가 1백% 출자했다. 증권업계 일각에선 데이콤의 신주인수권을 인수한 외국인이 얼굴없는 자금인 역외펀드라는 점에서 LG의 우호세력 등 국내 투자자가 우회적으로 신주인수권을 사들였을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