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약세에 역외매수, 환율 2.90원 오른 1,293.30원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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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엔 환율의 움직임이 여전히 달러/원 환율을 지배하며 역외매수세와 함께 사흘째 상승을 이끌었다.
달러/엔을 제외한 재료나 이슈가 없는 상황에서 환율 이동의 위축은 여전했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2.90원 오른 1,293.30원에 마감했다.
개장초 1,290원선의 극도의 정체장세가 엔화 약세를 계기로 위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시장참가들은 여전히 고점매도에 초점을 맞춰 달러팔자(숏)마인드에 근거를 둔 거래를 행했으나 역외세력 등 다양한 매수세가 환율을 끌어올렸다. 눈에 보이지 않는 외국인 직접투자자금(FDI)는 수면 아래 잠복한 채 거래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단기적으로 추가상승에 무게를 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물량공급이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 데다 달러/엔의 추가상승이 점쳐지고 있기 때문.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역외세력이 동남아통화나 엔화 등과 연계한 거래에 나서면서 탄탄한 매수세를 형성했다"며 "은행권은 여전히 숏마인드가 강했음에도 매수세에 밀려 빠지기 힘든 장세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급요인만 환율 하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을 뿐 경제 펀더멘털, 아시아 통화, 뉴욕 증시 등 다른 요인 모두는 상승쪽에 기울어 있어 추가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내일도 박스권의 고점이 높아져 1,295원의 매물벽을 뚫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1,290∼1,297원 범위를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중은행의 다른 딜러는 "단기적으로 가시화될 만한 공급이 없는데다 달러/엔을 위쪽으로 보는 분위기가 강하다"며 "당분간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강한 가운데 위쪽으로 상향조정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 엉금엉금 진행되는 '엔화 약세' = 더디지만 엔화 약세가 '현재진행형'이란 것이 원화에 부담이 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오름세가 꺾이지 않고 122엔대로 올라 3주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달러/원의 동반상승을 이끈 주된 요인.
일본은행의 금융완화 방안에 대한 압박과 무디스의 일본 국가신용등급 추가 하향조정 가능성에 대한 루머가 엔화 약세를 부추겼다.
12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닛케이지수 약세와 일본 경기 침체가능성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121.85엔에 마감한 바 있는 달러/엔은 이날도 달러매수세가 일본 수출업체의 매도물량이 포진된 122.20엔을 뚫었다. 장중 한때 122.35엔까지 다다르며 기세를 높였으나 수출업체의 매도물량에 꺾이며 122.20엔대를 주무대로 했다. 122.50엔이 다음 목표치로 지목되고 있다.
이날 국내 업체들은 1,292원 위에서는 고점매도 전략을 가져가 달러물량을 내놓았으나 역외거래자가 개장초부터 매수세를 이어 물량을 나오는대로 흡수했다.
시장은 물량공급이 여의치 않아 포지션이 좀 부족한 상황이다. LG전자와 필립스의 합작법인 설립에 따른 FDI자금 공급이 어떤 형태로 얼마나 공급되는지에 시장거래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전날보다 불과 0.10원 오른 1,290.50원에 출발한 환율은 개장후 1시간여를 1,290원선에서만 움직했다.
이후 환율은 달러/엔의 122엔 상향돌파를 계기로 고점을 넓히기 시작해 달러/엔이 저항선인 122.20엔을 뚫자 고점을 1,292.50원까지 높인 끝에 1,292.20원에 오전 거래를 마쳤다.
오전 마감과 같은 1,292.2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개장 직후 고점을 차례로 갱신했으며 달러/엔이 122.35엔까지 다다르자 이달 들어 최고치인 1,293.90원까지 올라섰다.
역외매수세가 이어진 가운데 은행권의 달러되사기도 가담했다.
이후 환율은 1,292원선에서 주로 움직이다가 달러/엔의 재상승으로 이날 고점과 같은 1,293.90원까지 되오르는 등 1,293원선에서 등락 끝에 마무리했다.
장중 고점은 1,293.90원으로 이달 중 고점으로 기록된 지난 7일과 11일의 1,292.50원을 뚫고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저점은 1,290.10원으로 하루 등락폭은 3.80원에 그쳤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전날에 이어 매도우위를 보이며 거래소에서 610억원의 순매도를, 코스닥시장에서 164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없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20억6,10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8억3,30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3억90만달러, 6억2,920만달러가 거래됐다. 이번주 들어 현물환거래량은 30억달러에 미치지 못하는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14일 기준환율은 1,292.1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