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지수가 더블위칭데이의 중력권을 비켜 올랐다. 구조조정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냈다. 시장은 만기일 지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뒷전으로 하고 구조조정 현안 타결 쪽에 관심을 두고 있다. 더블위칭데이 충격이 예상보다 미미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우세해졌다. 은행주와 보험주가 주도주로 부각, 본격적인 시세를 내면서 투자 심리에 한껏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이 같은 심리는 하이닉스 반도체의 국내외 DR 발행규모 확대로 한층 강화됐다. 하이닉스는 13일 장 종료 후 호응이 높다며 국내외 DR 발행규모를 12억5,000만달러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만기일 이후 주가에 대해서는 기존 600~630 박스권 내에서의 제한된 등락을 점치는 신중론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조용찬 대신경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미국 경제 지표와 주요 기업의 2분기 실적 발표에 대한 불안감이 높다”며 “더욱이 아시아 지역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가 약화되고 있어 추가 상승을 위한 에너지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따라서 추격 매수를 자제하고 좀더 관찰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국내 기업의 실적과 관련해 “최악의 상황은 지난 것으로 보인다”며 “실적 관련주에 대한 저가 매수는 권할 만 하다”고 말했다. 김지영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만기일 이후 미국의 경제지표와 기업 실적 발표, 그리고 이에 대한 뉴욕 증시의 반응에 따라 향후 주가가 움직일 것”이라며 “눈치 장세가 이어지겠지만 구조조정과 관련해 긍정적인 소식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결국 상승 쪽에 무게가 실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요일 뉴욕증시에는 5월 소매판매 동향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베이지북이 나온다. 소매판매증가율은 전달 0.8%에서 0.2% 정도로 둔화가 예상되고 있다. 베이지북은 FRB이 금리정책에 참고하기 위해 작성하는 분석자료. 14일엔 5월 생산자 물가지수와 신규실업수당 신청건수 등이 발표된다. 그 이튿날에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와 미시건대학 소비자신뢰지수, 5월 산업생산 및 공장가동률 등이 발표된다. 전고점 돌파 시도가 전개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시각도 들린다. 그러나 두 주장 모두, 지난 5월 29일 전고점 달성 이후 지켜져 온 지수 600선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론의 다름 아니다. ◆ 두 마녀의 심술 = 더블위칭데이를 하루 앞두고 출회된 프로그램 매물은 차익, 비차익 합해 1,058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시장에 미친 충격은 거의 없었다. 오히려 장 막판 기관의 저점 매수 기회로 활용되며 지수 상승 탄력을 더했다. 이날 매수차익 거래잔고는 전날보다 약 600억원 줄어든 4,000억원 가량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 월요일 1,142억원 등 사흘동안 모두 2,000억원 정도의 매수차익 거래잔고가 분산되면서 무리 없이 소화되고 있다. 여기에 차월물인 9월물이 전날보다 0.65포인트 오르면서 스프레드를 0.40 포인트 대에서 유지하며 롤오버에 유리한 여건이 조성된 점도 14일 만기일 충격이 크지 않을 것임을 전망케 했다. 실제로 이날 9월물 거래량이 1만 계약을 넘어섰고 미결제약정도 7,290계약 증가해 롤오버 물량이 많았음을 입증하기도 했다. ◆ 구조조정, 시세 냈다 = 13일 거래소에서는 구조조정과 관련해 특히 은행주와 보험주가 시세를 분출시키며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한미, 하나, 조흥, 전북은행 등이 3~4% 이상 급등했으며 국민, 신한, 외환은행 등 대형 은행주도 1% 안팎의 강세였다. 특히 은행업종지수는 하이닉스 반도체 DR 발행을 재료로 5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오전 은행주 강세를 이어받은 보험주는 전종목 상승세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업종지수가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상한가를 기록한 쌍용화재는 쌍용양회 정상화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지급보증해소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 지난 달 21일 이후 16거래일만에 가격 제한폭을 채웠다. 쌍용양회도 이날 상한가를 기록했음은 물론이다. 이 밖에 대한통운이 정리계획안 통과와 감자비율 확정 등을 재료로 이틀째 상한가를 기록했으며 대상도 재무구조 개선으로 급반등하는 등 구조조정과 관련된 재료들이 시세를 분출시켰다. 한경닷컴 임영준기자 yjun19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