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5일 창립 30주년을 앞둔 하나은행 김승유 행장은 요즘 주위에서 변했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무엇보다 표정에 자신감이 역력하다. '공격적'이라는 평가를 들을 정도의 자산클린화 정책을 실천하면서도 3천억원 이상의 순이익 실현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왔기 때문이다. ―다른 우량은행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평가가 많다. "유통주식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은행의 가치가 잘 알려지지 않은 탓이 크다. 대기업 여신이 많다는 것도 이젠 옛말이다. 한 때 70%였던 대기업 여신비중이 이달말이면 38%로 떨어진다. 대우그룹 여신이나 개발신탁 문제도 작년으로 일단락됐다. 연말이면 대기업 중소기업 가계 비중이 3대4대3의 안정적인 비율이 갖춰진다" ―공격적인 자산클린화 정책을 표방하고 있다. 때문에 증권가에선 수익성은 다소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문제기업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을 은행권 최고 수준으로 가져간다. 충당금 비율을 현대건설 60%,하이닉스반도체 35%,현대유화 30%,쌍용건설 50%로 맞출 것이다. 무수익자산비율을 6월말에 2.6%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 상반기 중 대손충당금 신규전입액이 1천6백70억원이 될 것이다. 반기 결산에서 1천5백억원 이상의 흑자가 가능하다. 이에따라 연말까지 목표했던 3천억원 이상의 순이익이 가능해졌다" ―건전성과 수익성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요인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순이자마진(NIM)이 많이 좋아졌다. 작년말 2.01%였으나 상반기 2.4% 수준까지 올라갔다. 무엇보다 지난달 4천9백억원 규모의 부실자산을 높은 가격에 매각한 효과가 크다. 부실자산 매각을 통해 1천8백33억원의 추가 이익이 발생했다. 또 대한주택보증 출자전환 과정에서 3백46억원의 순이익이 생겼다. 꾸준한 영업이익 확대에다 두 부문에서 여유 자금이 발생한 게 건전성과 수익성을 함께 달성할 수 있게 된 주요인이다" ―은행 규모에 비해 자본금이 적다는 평가가 있다. "자본 확충을 고려해야 할 시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현재의 저평가된 주가 수준에서 증자를 추진할 경우 기존 주주의 주식가치가 희석(dilution)되는 문제가 생긴다. 현재의 주당 장부가치가 1만2천원 수준이기 때문이다. 하반기 주가가 1만원대를 회복하는 시점에서 외자유치 등 증자계획을 구체화할 생각이다. 10∼11월께 단순히 자본이득(capital gain)을 추구하는 펀드가 아니라 선진적인 금융기법을 보유한 해외 금융회사와 전략적인 제휴를 추진하겠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