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업 끝없는 '몸집 불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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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기업엔 구조조정이 없다'
거래소 상장업체들은 생존을 위해 부채 축소 및 계열사 정리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지만 코스닥 기업들은 오히려 계열사를 늘리는 등 마치 '남의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들중 상당수는 계열사에 대한 채무보증과 최대주주 소유 주식 매입 등 본업 외의 활동에 치중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늘어나는 계열사=작년 11월에 등록된 하나투어는 지난 5월말 현재 해외현지법인을 포함,계열사가 16개나 돼 가장 많다.
다음으로 원익과 네스테크가 각각 11개사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작년 11월 종합 엔터테인먼트 지주회사를 표방하며 출범한 로커스홀딩스는 예전미디어 싸이더스 등 음반유통업체를 인수하면서 작년 하반기 이후에만 10개의 계열사를 갖게 됐다.
이 회사 관계자는 "원활한 마케팅과 규모의 경제를 통한 비용감소 등을 위해선 대기업화가 필연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본업과 무관한 분야로 진출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반도체용 석용유리가공업체인 원익의 경우 지난해 구조조정기업 투자업체인 HTIC 구조조정을 위한 증자에 참여한데 이어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진용시스템에 1억원을 출자했다가 지난 8일 처분했다.
14일 코스닥증권시장(주)에 따르면 현재 1백58개사의 코스닥기업이 6백96개사의 계열사를 두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는 계열사를 추가하거나 제외시킬 경우 의무적으로 공시하도록 한 지난해 4월1일 이전의 계열사가 빠져 있어 실제 계열사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계열사와 최대주주에 대한 '무차별'지원=더존디지털웨어는 지난 8일 김택진 사장 외 2명으로부터 계열사인 더존소프컴 8천4백주를 주당 4만8천원(액면가 5천원)에 매입했다.
코스닥에 등록한지 1주일도 채 안된 한단정보통신은 공모자금(2백31억원)의 16% 정도인 38억원을 들여 최대주주인 스틱으로부터 거래소 상장기업인 디피씨 지분 10%를 인수했다.
계열사와 관계사 등에 대한 채무보증 및 자금대여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인조섬유방직업체인 범양사의 경우 제주조각공원 한국보팍터미널 등 관계사에 총자본(2백72억원)의 37% 수준인 1백억원 규모의 채무보증을 섰다.
올 2·4분기 들어서만 최대주주 등에 대한 채무보증 건수가 30건으로 전년 동기(13건)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작년 같은 기간 3건에 불과했던 자금 대여는 올해 들어 23건으로 크게 늘었다.
삼성증권 채권조사팀 관계자는 "올 하반기에 회사채 만기도래가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되자 계열사 및 관계사 등에 대한 자금지원이 노골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코스닥증권시장 공시팀 관계자는 "계열사의 실적은 모회사의 실적에 지분법을 통해 영향을 주는 데다 채무액 및 대여금이 상환되지 않을 경우 엄청난 타격을 줄 수 있다"며 "투자자들은 계열사 현황과 실적에 대해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