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위성방송의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가 선정됨에 따라 국내 방송산업은 지상파방송, 케이블 방송, 위성방송 등 3원체제를 갖추게 됐다. 이번에 선정된 PP들은 연말 위성방송이 본격 시작될 때까지 방송인력스카우트는 물론 장비확보, 방송콘텐츠 축적 등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기본적인 채널수가 많아지는 만큼 양질의 방송을 통해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지 못한 채널은 도태되면서 방송시장 재편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 선정기준 =채널사용사업자 선정의 주체인 한국디지털위성방송측은 이번 심사에서 사업목적의 타당성 및 신청인의 적정성, 채널운용 계획의 우수성, 마케팅 계획의 우수성, 경영계획의 적정성 등 4개항목에 대해 중점적으로 평가했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이번 심사는 가입자들에게 얼마나 많은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지의 여부가 관건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점은 영화 음악 스포츠 오락부문 사업자 선정에서 잘 나타난다. 영화의 경우 10개 채널이 신청해 모두 선정됐다. 스포츠는 10개 채널 신청에 6개, 음악은 7개 신청에 5개, 오락은 16개 신청에 7개가 각각 선정됐다. 시청자들이 비교적 많은 이들 분야에선 50% 안팎의 선정률을 보인셈이다. 반면 시청자 확보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정보채널의 경우 38개 채널이 신청했지만 이미 케이블방송을 통해 많은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는 한경와우TV를 비롯 최근 시청률이 상승하고 있는 부동산TV, 공익성격이 강한 한민족채널 KBS Korea 등 3개 채널만이 뽑혔다. ◇ 어떤 업체들 선정됐나 =한국디지털위성방송은 케이블TV와 차별하기 위해 기존 케이블방송 PP보다는 신규PP들을 더 많이 선정했다. 기존 케이블PP는 21개, 신규PP는 28개가 각각 선정됐다. 가장 많은 위성방송 PP를 보유하게 된 곳은 동양그룹과 제일제당이다. 동양그룹은 8개 채널을 신청해 6개(법인명:오리온시네마네트워크 온뮤직네트워크 투니버스)가 뽑혔다. 제일제당도 선정이 유보된 홈쇼핑채널을 제외하고도 5개 채널(법인명:뮤직네트워크)이 위성방송시장에 진입했다. 30대기업중 유일하게 신규PP를 설립한 코오롱의 월드와이드넷은 이미 보유하고 있는 코미디채널과 신규PP 씨네플러스가 모두 선정됐다. 신문사들이 대주주로 있는 채널들도 비교적 높은 선정률을 보였다. 한국경제신문은 1개 신청에 1개, 중앙일보는 4개 신청에 2개, 대한매일신문사는 3개 신청에 1개가 각각 뽑혔다. 지상파방송의 경우 KBS MBC SBS 등은 각각 3개씩, EBS는 2개가 선정됐다. 여기에 KBS 1.2 TV와 EBS는 의무적으로 재전송돼 지상파방송 계열 채널들은 14개가 위성방송으로 송출된다. ◇ 파급효과 =한 부문에서 복수로 PP가 선정됨에 따라 PP들간의 본격적인 프로그램 경쟁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선정된 사업자들은 단기간 안에 디지털방송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만큼 디지털방송 장비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또 프로그램 송출을 전문적으로 대행해 주는 업체나 제작에 필요한 시설을 임대해주는 사업자 등 방송 제작이나 송출에 관련된 사업들이 활기를 띨 전망이다. 특히 디지털 방송 관련 전문인력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취재 및 제작인력에 대한 스카우트 경쟁도 예상된다. 신규PP들중 이번에 선정되지 못한 업체들은 단순히 페이퍼컴퍼니로 남거나 사업자체를 포기할 가능성이 많다. 길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