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석유화학이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모든 차입금의 만기를 내년 말 이후로 연장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컨실팅회사의 진단이 나왔다. 그러나 현대석유화학의 자산은 2조8천억원으로 부채(2조6천억원)보다 많은 것으로 평가됐다. 현대유화 관계자는 15일 "지난 5월초 아더앤더슨에 맡긴 실사결과를 이날 전달받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실사 결과 현대유화의 향후 10년간 기업가치는 현재가치로 환산해 2조8천억원으로 평가됐다. 이는 장부가치(3조3천억원)보다는 낮지만 부채규모를 웃도는 수준이어서 단기 유동성만 해소되면 회생할 수 있는 종합평가라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아더앤더슨은 이 회사의 원활한 구조조정 방안으로 △내년 말까지 만기도래하는 은행시설차입금 및 리스차입금(총 7천억원)에 대한 채권단의 만기연장 △내년말까지 만기되는 6천억원의 회사채에 대해선 주주와 채권단에서 2천억원씩 차환발행을 지원하고 나머지 2천억원은 회사와 채권단에서 자산담보부채권(ABS) 발행 △나프타 구매를 위한 채권단의 유전스한도(2억5천만달러) 제공 △주주들이 보유한 1천5백억원 규모 전환사채(CB)의 주식전환 등을 제시했다. 이같은 분석의 근거로 아더앤더슨은 7∼8년의 순환주기를 보이는 유화경기가 2003년이면 다시 호황을 맞을 것이라는 점을 들었다. 내년부터는 세계적으로 신·증설 계획이 거의 없고 중국의 유화공장 투자도 지연되고 있는데다 중국의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지적이다. 아더앤더슨은 또 2003년 이후에도 유화경기가 호전되지 않을 경우엔 주주들의 50% 감자와 채권단의 차입금에 대한 일부 출자전환 등의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주채권은행인 한빛은행에서 "아더앤더슨의 실사 결과를 토대로 여타 채권단과 처리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혀온 점을 감안할 때 현대유화의 처리방안에 대한 채권단과 주주들간의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한편 현대 관계자는 "롯데 계열의 호남석유화학 및 덴마크 보레알리스사에 매각하는 방안도 추진중"이며 "보레알리스측에선 이달말까지 인수제안서를 보내오기로 했다"고 말했다. 손희식 기자 hsso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