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적인 지지선은 지킬 수 있을까. 월가가 힘없이 무너지면서 다우와 나스닥이 각각 10,000선과 2,000선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금리인하' 등 외부적인 변수가 없는한 현재로선 그것마저도 기대하기 힘들다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월가에선 그동안 '기업들의 기술투자가 하반기부터는 늘어날 것'이란 믿음이 있었다. 막연하지만 이런 믿음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지난주 노키아 노텔네트워크스 JDS유니페이스 등의 수익발표는 그같은 믿음을 꺾어 버렸다. 대신 '기술주들이 좋아지려면 내년 하반기까지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들어서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수석전략가인 바이런 윈은 "그동안 시장을 지배했던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는 분위기가 다시 바뀌고 있다"며 "기술주에 대한 실망매물이 제2물결을 일으킬지 모른다"고 경고한다. 기업수익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해 왔던 투자자들이 이제 인내심을 잃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암울한 분위기에 휩쓸려 나스닥은 지난주 8.4% 떨어진 2,038.43을 기록했다. 주간 낙폭으로는 지난해 12월15일이후 가장 크다. GE의 하니웰 인수가 예기치않게 유럽에서 제동이 걸리면서 하니웰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 등 다우도 3.2% 하락한 10,623.64를 나타냈다. 하니웰은 다우종목중 가장 큰 폭인 16.8% 떨어진 주당 38.70달러를 기록했고 지난해 하이웰 인수를 놓고 GE와 경쟁했던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가 다시 하니웰인수를 추진할지 모른다는 우려에서 8.5% 떨어진 74.75달러로 내려 앉았다. 지난주 태풍의 눈은 역시 노텔.광네트워킹과 장거리통신장비의 선두업체인 이 회사는 15일 2.4분기 실적이 기업역사상 가장 큰 규모인 '1백92억달러 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발표당일 6.9% 하락한 9.86달러를 기록하는 등 한주동안 21% 폭락했다. 지난해 9월 최고치인 주당 89달러의 10분의 1 수준이다. 게다가 노텔 CEO인 존 로스가 "시장은 놀랄만한 비율로 수축되고 있다"며 "내년 하반기 이전에는 의미있는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히자 경쟁자인 루슨트테크놀로지가 25% 하락한 6.31달러을 기록하는 등 관련주식들이 대거 동반하락했다. 이번주도 관심은 역시 기업들의 실적발표다. 18일 오라클을 필두로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와 리먼브라더스(19일) 베어스턴스(20일) 등의 기술주들과 금융주들의 수익발표가 잇따를 예정이다. 주가는 실적결과에 따라 움직이는 방향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20일로 예정된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위원회(FRB) 의장의 상원청문회도 주가흐름을 바꿔 놓을 수 있는 중요한 변수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