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휴머니티컨퍼런스' 참석 2인] 앨 고어 <前 미 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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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지난 16일 방한,서울 잠실 롯데월드호텔에서 이날 저녁 열린 '새천년평화재단 후원의 밤'행사에서 특강을 했다.
주제는 '세계화의 진정한 의미와 인류평화를 위한 제언'.
지난해 미국대선 이후 일체의 공식행사 참석을 피해 온 그는 이날 정치인이 아니라 평화·환경운동가로서 연단에 섰다.
"감사합니다"라는 한국말로 말문을 연 그는 "오늘날 세계는 환경파괴,가족 붕괴,민족·인종·종교·정치적 이념차에 따른 폭력,급속한 변화,전통적 가치관의 혼란 등 여러가지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인류의 공동노력과 화합을 호소했다.
그는 특히 환경문제와 관련,위성에서 찍은 지구의 모습을 슬라이드로 보여준 뒤 "이 아름다운 곳이 위험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다.
각종 개발과 공해 등으로 인해 산림지대가 위협받고 생물들은 유사 이래 가장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으며 지구온난화와 온실가스 문제도 심각하다는 것.
"지구는 크니까 웬만해서는 피해를 입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오해입니다.
대기권은 생각보다 작습니다.
서울에서 인천공항간의 거리보다 짧아요.
이 작은 공간에 오염된 가스가 가득합니다"
지구촌에 만연한 폭력에 대해서도 고어 전 부통령은 "서로에 대한 차별이 폭력의 원인이 된다"며 "서로간의 차이를 존중하고 이를 극복해야 한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서로의 경험과 미덕이 다를 수 있음을 이해하고 진실로 우리가 하나라는 믿음을 갖는다면,서로의 차이를 폭력의 핑계로 삼으려는 유혹을 뿌리칠 수 있다면 부분의 합이 전체보다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고어 전 부통령은 "오는 8월 태어날 둘째 손자가 내 나이쯤 돼서 우리에게 '그동안 뭐했느냐'고 탓한다면 '우린 그저 잠만 잤다'고 할 것이냐"면서 전지구적 시스템 붕괴에 대한 경각심을 촉구했다.
컬럼비아대학 객원교수이기도 한 고어 전 부통령은 평범한 '시민'으로서 방한했다며 일체의 정치적 접촉을 사양한 채 17일 오후 출국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